세계자연유산 등재 숲 10곳 CO₂ 흡수원 아닌 '배출원'됐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8 16:06:54
  • -
  • +
  • 인쇄
세계자원연구소·세계자연보전연맹 공동보고서
산불·벌목·온난화 악순환으로 흡수능력 저하


산불, 벌목, 지구온난화 등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숲 257곳 가운데 10곳이 이산화탄소 흡수원이 아닌 배출원으로 뒤바뀌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28일 세계자원연구소(WRI)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01~2020년 사이 349만km2에 달하는 세계유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배출량을 담은 공동 보고서를 발간했다.

독일 국토면적의 2배 규모인 세계유산림은 매년 1억9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유산림 257곳 가운데 166곳은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배출량보다 많은 흡수원이었으며 81곳은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배출량이 비슷했다.

이들 숲은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뿐 아니라 상당한 양의 탄소를 저장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쿠웨이트 석유 매장량보다 많은 130억톤 가량의 탄소가 세계유산림에 저장되어 있고, 이 가운데 63억톤은 나무 줄기와 가지에, 17억톤은 뿌리에, 48억톤은 토양에 포집된 상태다.

하지만 세계유산림 중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 호주 그레이터 블루마운틴 지역,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열대우림 등을 포함한 10곳은 2001년 이래 이산화탄소 흡수량보다 배출량이 많아지면서 '순 배출원'이 되고 말았다. 연구진은 농지개간, 폭염으로 인한 산불 등 인간활동에 의해 숲의 회복력이 떨어지면서 이산화탄소 흡수능력 역시 저하된 것으로 봤다.

보고서의 공동저자 탈레스 카르발류 레젠데는 "우리가 주목한 부분은 산불이다. 산불 한두번으로 몇몇 숲은 순식간에 각국의 연간 탄소배출량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배출원으로 뒤바뀌었다"면서 "악순환이다. 지구온난화는 더 많은 산불로 이어지고, 더 많은 산불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뜻한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는 또 다시 지구 기온을 높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 자연과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원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IUCN의 선임 모니터링 담당자 엘리나 오시포바는 "우리가 몇몇 숲을 배출원이 될 지경으로 어지럽혔다는 점은 충격적이다"면서 "다른 숲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산림 보호를 강화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완화 및 적응 대책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재생에너지 가짜뉴스 검증"…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 출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는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가 출범했다.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미디어허브는 18일 서울 종로

기상예보 어쩌려고?...美 백악관 "대기연구센터 해체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이다.17일(현지시간)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자신의 X(

기상청 "내년 9월부터 재생에너지 맞춤형 '햇빛·바람' 정보 제공"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을 위해 기상청이 내년 9월부터 일사량과 풍속 예측정보까지 제공한다. 기상청은 '과학 기반의 기후위기 대응, 국민 안전을 지

'전력배출계수' 1년마다 공표된다...2023년도 '0.4173톤' 확정

2023년 전력배출계수는 1메가와트시(MWh)당 0.4173톤(tCO2eq)으로 공표됐다.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월부터 '전력배출계수' 갱신 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150개국 참여한 '국제메탄서약'...메탄규제 국가 달랑 3곳

지난 2022년 전세계 150개국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하는 '국제메탄서약'을 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18일 본지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