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핵융합실험 '5초간 59MJ' 달성...'인공태양' 새 이정표 제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0 18:44:06
  • -
  • +
  • 인쇄
지금까지 핵융합으로 얻은 에너지 가운데 최대량
자연고갈과 환경문제 해결할 '꿈의 에너지' 한발짝
▲핵융합 연구장치 '제트'(JET) 내부 (사진=영국원자력청)

탄소배출 없는 '꿈의 에너지' 핵융합발전이 상용화에 한발 더 다가섰다.

9일(현지시간) 영국 원자력청이 운영하는 유럽공동핵융합실험장치(JET)는 5초동안 59MJ(메가줄)의 핵융합 에너지를 생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TNT 폭탄 14kg가량의 화력으로 지금까지 핵융합으로 얻은 에너지로는 최대량이다.

JET가 기존 핵융합을 통해 얻은 최대 에너지의 기록은 1997년에 달성한 21.7MJ이 최고였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서 이 기록을 2배 이상 올린 것이다.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별(항성)이 빛을 내며 에너지를 내뿜을 때 사용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인공태양'으로 불리기도 한다. 핵융합은 두 원자핵이 충돌해 하나의 무거운 원자가 되는 과정이다. 충돌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

태양은 고온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거대한 플라즈마 덩어리다. 이를 커다란 중력이 잡아둔 채 끊임없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우주로 쏟아낸다. 핵분열과 달리 핵융합으로 얻은 에너지는 폐기물 처리가 곤란하지 않고 원료가 풍부해 자원고갈과 환경파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 '꿈의 에너지'로도 불린다.

다만 핵융합발전이 경제성을 갖추려면 '자기점화'가 가능해야 한다. 핵융합 연료의 온도가 1억°C에 이르면 외부가열없이 스스로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게 된다. 바로 이 시점부터 생성되는 에너지양이 주입되는 에너지양을 넘어서면서 실제 발전전력으로 상용화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결과를 두고 핵융합이 기후위기 해결에 있어 더는 허황한 꿈만은 아니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유로퓨전(EUROfusion)의 토니 돈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서 "미래의 핵융합 발전소에 계획된 것과 정확히 동일한 연료 혼합을 사용해 지속적인 핵융합 과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핵융합을 5초동안 유지할 수 있다면 미래 기계(더 첨단화한 장치)를 통해 5분, 5시간으로 더 늘려갈 수 있다"며 희망을 내비쳤다.

다만 이번 실험 결과가 희망적이긴 하지만 상용화에 도달하기까지 아직 멀었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토니 로울스톤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12MW라는 높은 에너지를 생성했지만 지금 당장은 5초밖에 되지 않아 훨신 더 긴 융합 연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JET 결과가 현재 프랑스에서 건설 중인 핵융합 프로젝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프랑스 남부 카라디슈에선 한국,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인도, 일본,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실험로가 건설중이다. ITER은 현재 약 80%가 구축됐으며 2025∼2026년 핵융합을 시작할 계획이다.

JET가 핵융합의 생성과 유지를 증명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ITER는 50MW의 연료를 투입해 500MW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기후/환경

+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美 트럼프 법무부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석유화학 대기업에 기후피해를 배상하게 하는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

강릉 가뭄 '한숨 돌렸다'...'단비' 덕분에 저수율 23.4%까지 회복

한때 11%까지 내려갔던 강릉의 저수율이 지난 수요일 내린 폭우 덕분에 18일 오전 6시 기준 23.4%까지 회복됐다. 아직도 평년 저수율 71.8%에 크게 못미치는

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