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 유일한 합의 '벌채 중단'...러-우 전쟁에 '말짱 도루묵'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1 14:55:53
  • -
  • +
  • 인쇄
러·벨라루스 경제제재로 목재 수출 줄자
우크라 등 각국 틈새 노려 벌채규제 완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목재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각국이 목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섰고, 이에 따른 무분별한 벌목으로 산림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2021년 기준 전세계 목재 거래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세 나라가 전쟁과 경제제재로 목재 수출에 타격을 입으면서 불법 벌채가 늘어나는 우려스러운 상황에 대해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더구나 '벌채 중단'은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합의한 유일한 성과물이었는데 각국의 벌채규제 완화로 이 합의가 무색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목재 4000만㎥를 수출한 세계 최대의 연목(재질이 비교적 연한 침엽수 따위의 목재) 수출국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수출 제재를 받으면서 러시아와 그 우방인 벨라루스는 목재 수출이 크게 줄었다. 

또다른 목재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제재로 생겨난 목재 시장의 공백을 기회로 보고, 지난 2월 법정보호림에 대한 규제를 풀어 이번 봄과 여름 사이 벌목을 허가했다. 전쟁 장기화로 국가가 존폐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는 목재 수출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방위력을 증강하고, 전쟁 이후 재건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접경지역인 우크라이나 돈바스에 전쟁 포화로 발생한 산불을 끌 소방인력도 차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법정보호림을 해제하면 불법 벌목이 성행할 것이 뻔하고, 이로 인해 산림이 대규모로 훼손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자연보호단체'(UNCG)의 예호르 흐리니크 운동가는 "모든 논리가 전쟁과 무기로 치우치면서 환경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위성사진을 보면 돈바스 지역을 관통하는 도네츠강 유역은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미국 하원 천연자원위원회는 지난 4월 러시아산 목재의 수입 공백을 자국 벌목확대로 충당하는 '독재자로부터 목재 수입 반대 법안'(No Timber From Tyrants Act)을 통과시켰다. 에스토니아는 이달초 자국 산림의 절반에 달하는 국유지 벌목규제를 완화하고, 축구장 3000여개에 달하는 2400헥타르(㏊) 규모의 벌목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핀란드는 2021년 기준 벌목량이 전년대비 10% 증가한 7600만㎥에 달하면서 이산화탄소 흡수원이었던 핀란드의 숲이 처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핀란드는 목재 수확량을 향후 2년간 3%씩 총 6% 늘릴 계획이다.

킴 카르스텐센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사무총장은 "지난 2021년 COP26에서 100명이 넘는 각국 지도자들이 2030년까지 산림벌채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발표했지만, 세부적인 이행 지침을 정하지 못했다"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목재 수요를 스스로 충당하지 못하고 있고, 산림벌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감시 역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1년새 '운항 탄소배출' 42만톤 줄였다

대한항공의 '운항 탄소배출량'이 1년 사이에 42만톤 줄었다. 42만톤은 승용차 1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운항 탄소배출'은 항공기 연

LS머트리얼즈, 글로벌 ESG 평가 '실버' 등급 획득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실버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삼성전자 '자원순환' 확장한다..."태블릿과 PC도 재활용 소재 사용"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워치와 태블릿PC,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1가지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1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3차 상

녹전연 "ESG 공시는 스코프3 포함시켜 법정공시로 시행해야"

2028년 자산 30조원 상장사를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인 'ESG 공시'에 대해 '법정 공시'가 아닌 '거래소 공시'로 우선 도입하고, 공급망 배출을 관리할 수 있

롯데-HD현대 '대산 석화공장' 합병 승인...고부가·친환경으로 사업재편

산업통상부가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합병을 승인했다. 산업통상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

기후/환경

+

파나마의 변심...가까스로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무산되나?

도입이 1년 연기됐던 선박의 '해운 탄소세'가 미국의 압박에 의해 완전히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핵심 해운국인 파나마가 돌연 입장을 바꾸면서 해운의

美 서부의 '젖줄' 마른다...콜로라도강 수량 20% 감소에 '데드풀' 직면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2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콜로라도강 유역의 연

[주말날씨] 평년보다 '따뜻'...건조·큰 일교차 지속

이번 주말은 평년보다 기온이 오르며 일교차가 크고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겠다.남부 저기압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겠지만, 수도

아마존 '지구의 허파' 옛말됐다...2023년부터 탄소배출원 전환

'지구의 허파' 역할을 했던 열대우림 아마존이 탄소흡수원이 아니라 이미 탄소배출원으로 전환됐다는 진단이다.독일 막스플랑크 생지구화학연구소를

교육부, 2030년까지 국공립 학교 4378교에 태양광 설치

정부가 2030년까지 국공립 초·중등학교 4378교에 단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충한다. 학교 전기 사용량·요금 증가 부담에 대응하는 한편

기후위기에 '인공강우' 주목하는 국가들..."만능해결책 아냐"

극단적 가뭄을 겪는 지역이 늘어나고 물부족이나 대기오염이 발생하는 국가들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공강우'(클라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