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 이후 기후대응 ‘부진’...석탄과 벌채 중단 '공염불'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6 17: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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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의 4가지 핵심분야 모두 성과부진
COP26합의대로면 1.9℃까지 상승할것


지난해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개최된지 6개월 만에 일어난 지정학적 격변으로 인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이뤄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OP26 주최국인 영국 정부는 당시 '지구온도를 1.5℃로 유지하기 위한 현금과 석탄, 자동차, 나무'라는 문구를 사용해 회담이 초점을 맞출 4가지 핵심분야를 강조했다.

문제는 회담에서 협의과정부터 부진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구체적인 탄소감축 계획없이 회담에 참석했고, 합의된 목표대로 하면 지구기온가 1.9℃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년 전에 수립했던 6℃ 수준의 목표와 비교하면 이는 역사적 성과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1.5℃의 목표에 한참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마저도 회담 이후 전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격변이 일어나면서 기후협약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팬데믹에서 서서히 회복되던 글로벌 사회는 전쟁으로 대혼란에 빠졌다. 이로 인해 에너지 시장은 요동치고 식량난이 닥쳐 식량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발생하며 지정학적 관계를 뒤엎었다.

다음은 COP26 이후 기후대응 측면에 있어, 이들 분야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정리한 것이다.


◇ 진전없는 금융공약

2009년 부유한 국가들은 2020년부터 개발도상국에 연간 1000억달러의 기후금융을 제공하기로 공약한 바 있다. 그리고 COP26에서 선진국들이 이 공약을 이행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실제 제공되는 금액은 공약 초안에 비해 ​​부족하지만 선진국들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5년 평균 약 1000억달러를 제공할 것이며, 올해나 내년에 공약을 지키겠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또 개발도상국은 2025년부터 재정해결을 위한 자금지원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이후 몇 달동안 COP26 공약 중 금융부문의 진전은 거의 없었다. 전 세계은행(World Bank) 임원들은 세계 각국의 높은 에너지 및 식량가격의 부담과 우크라 전쟁의 영향으로 은행 재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하며 세계은행이 취하는 기후대응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COP26에서 마크 카니(Mark Carney) 전 영국은행(Bank of England) 총재이자 유엔기후사절에 의해 '글래스고금융동맹'(GFANZ) 대대적으로 발표됐다. GFANZ은 금융부문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이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자본을 재분배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가운데 얼마나 많은 돈이 가장 필요한 최빈국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투자자들이 청정기술보다 현재 엄청난 수익을 누리고 있는 화석연료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는다는 의문도 제기됐다. GFANZ 규정으로는 이를 막을 수단이 거의 없다. 카니 전 총재는 "자본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규제하고 장려하는 것이 정부의 임무"라며 금융이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이며 공정한 에너지 체제로 나아가는 촉진제임을 강조했다.
 

◇ 석탄중단? 오히려 수요급증

석탄은 COP26의 분명한 목표였다. 하지만 회담 초기 영국이 석탄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것과 달리 그 합의는 지지부진했다. 회담 막바지에 중국과 인도가 석탄의 '단계적 중단' 서명을 거부하고 용어를 '단계적 감소'로 바꾸자고 주장하면서 석탄부문도 일촉즉발의 상황이 됐다.

이후 코로나19 회복이 빨라지면서 석탄발전이 증가했다. 여기에 우크라 전쟁까지 발발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석탄으로 복귀 또는 단계적 중단의 지연을 고려하게 됐다. 6개월 전만 해도 탄소배출 제로를 약속했던 세계지도자들이 새로운 석유·가스 시추를 허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석탄수요가 급증했고 문을 닫아야 하는 화석연료 기업들은 도리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파티흐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상임이사는 "석탄이 COP27의 최전선에 있어야 한다"며 "가장 큰 위험은 석탄 투자욕구가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늦추거나 막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가 막힐 수도 있다"며 석탄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룰 필요성을 강조했다. 


◇ 미래 불확실한 전기차 시장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늘리고 소비자가 새 모델을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이 2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우크라 전쟁이 주요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고 독일의 폭스바겐이 이달초 유럽연합(EU)과 미국 시장에서 올해 전기자동차 물량을 모두 팔았다고 발표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미래는 불확실한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제조업체들도 비용 상승과 부품의 대체 공급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많은 환경운동가들은 자동차가 아닌 교통수단에 초점을 맞출 것을 지적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대중교통 투자를 통한 교통비 절감 혹은 무료화가 석유 수요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 벌채 중단? 브라질 벌채율 최고수준

COP26에서 영국은 산림에 대한 조치를 주요 초점으로 삼고 세계지도자들이 모여 산림과 토지사용에 대해 논의했다. 이틀간에 걸친 별도의 행사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과 미국, 브라질이 서명한 '세계산림벌채 중단협정'은 2주간 이어진 글래스고회담의 첫 성과물이었다.

그러나 지난 몇 달동안 브라질의 아마존 산림벌채율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콩고 열대우림에 대한 보고서는 벌목과 파괴를 중단하려는 정부의 의지에 의문을 던졌다.

생물다양성협약은 2020년 중국 쿤밍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올해 개최될지 여부도 코로나19의 부활에 대한 중국정부의 대응으로 인해 불확실한 상태다. 회담이 언제 열릴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골드스미스 경(Lord Goldsmith) COP26 영국 산림부 장관은 "임업은 필요한 전세계 배출량 감축에 약 10%~15% 기여할 수 있다"며 "영국은 세계지도자들이 매년 만나 진행상황을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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