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차' 플라스틱컵 재활용 '빨간불'...재질 다르고 비닐까지 접착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15 08:00:02
  • -
  • +
  • 인쇄
컵 재질은 페트 아닌 PP 재질로 녹는점 낮아
컵의 빨간색 로고와 접착비닐도 재활용 방해

▲PP소재인 플라스틱 컵과 LDPE 소재인 비닐뚜껑에 음료를 제공하는 '공차' ⓒnewstree


오는 12월 2일부터 국내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시행되지만 티음료 브랜드 '공차'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플라스틱컵과 뚜껑의 재질이 달라 재활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는 전국 3만8000여곳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구매할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부과하고, 소비자가 이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각 매장에서 수거된 플라스틱 일회용컵은 재활용업체에서 재활용된다.

이 제도 도입에 앞서 스타벅스,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등 국내 20여곳의 프랜차이즈들은 플라스틱 컵과 뚜껑의 재질을 페트(PET)로 통일했다. 해당 업체들은 지난 2018년 5월 환경부와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플라스틱컵의 재질을 페트로 통일시킨 것이다.

당시 이 협약에 참여하지 않았던 공차는 여전히 일회용 플라스틱 재질을 PP로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접착하는 비닐은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재질이다. 공차의 대표 제품인 버블티는 음료를 흔들어마셔야 하는 특성상, 내용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컵에 비닐을 접착하고 있다. 공차는 이 비닐이 컵에 잘 접착되도록 하기 위해 PP재질의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플라스틱 재질이 서로 다르면 재생원료 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김현수 ACI 대표는 15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페트의 녹는점은 260°C이고, PP는 160°C, LDPE는 115°C"라며 "이를 한데 모아서 녹이면 녹는점이 낮은 PP와 LDPE는 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품질이 떨어지는 재생원료로 만든 플라스틱은 깨지거나 색깔이 불투명해진다는 것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인쇄된 빨간색의 공차 로고도 재활용의 방해요소다. 다른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로고 크기를 축소하고 색상도 흰색으로 통일했지만 공차는 여전히 빨간색을 고수하고 있다. 유색으로 인쇄된 플라스틱컵은 재생원료 순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재활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뿐만 아니라 공차는 플라스틱컵 열을 가해 비닐을 붙인다. 비닐을 제거하더라도 색이 들어가 있어 전혀 재활용되지 않는다. 김현수 대표는 "공차 플라스틱컵은 오히려 재활용을 방해한다"며 "99.99% 고순도 재생원료를 생산하려면 이런 컵 사용은 금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껏 수거해서 재활용센터로 옮겨진 공차 플라스틱컵은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결국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그런데 공차도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대상 프랜차이즈업체다. 올 4월 기준 공차의 매장수는 800여곳에 이른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 매장이 1700여곳인 것과 비교해도 결코 작은 매장수가 아니다.

환경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 소비된 일회용컵은 10억개가 넘었지만 매장에서 회수된 일회용컵은 19%에 불과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는 매장의 일회용컵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시행되는데, 공차의 경우는 회수된 컵이 오히려 플라스틱 재활용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에 공차 관계자는 "플라스틱컵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플라스틱컵 재질 변경을 논의중"이라며 "LDPE 재질의 비닐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는 12월 이전까지 재질변경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못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식물성 소재'로 바꾼다

대한항공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기내식 용기를 도입한다.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비목재 식물성 원료로 제작된 기내식 용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젊어지는 삼성전자'...30대 상무·40대 부사장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24명 많은 161명에 대한 임원승진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와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는 게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오폐수 무단방류로 고발

포스코이앤씨가 오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광명시로부터 고발당했다.경기도 광명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원광명지하차도 터파기 과정에

기후/환경

+

땅속에서도 죽지 않는다...북극 동토층 '좀비 산불'로 몸살

땅속으로 파고든 불씨가 죽지않고 타는 '좀비 산불'이 시베리아와 캐나다, 알래스카 등 북극의 새로운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좀비 산불'은 유기토양

기후취약국들 갈수록 '빚더미'..."기후재원 언제까지 대출받아 피해복구?"

기후재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를 촉발시킨 선진국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다시한번 촉구하고 나섰다.기후

1만2000년만에 분화한 화산...연기 14km까지 치솟아

에티오피아 북동부에 위치한 하일리 굽비 화산(Hayli Gubbi volcano)이 약 1만2000년 만에 처음으로 분화했다고 24일(현지시간)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

"초미세먼지 줄여라"…정부,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출력제한 조치

온화한 날씨로 인해 올겨울 초미세먼지(PM2.5)가 지난해보다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발전소 최대 17기

탄소배출권 사서 메우자?...배출권 의존기업 탄소감축 '제자리'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확대보다 기업의 직접 감축 노력이 우선이라는 국제보고서가 공개되며 상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대한상의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 모집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재생에너지 활용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연수는 오는 12월 10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