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새들이 사라진다…환경파괴로 절반 감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9-30 08:10:02
  • -
  • +
  • 인쇄
세계조류현황보고서…8종 중 1종 멸종위기
▲'우아한 사냥꾼'으로 불리는 뱀잡이수리.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2020년 멸종위기종에 등재됐다.


인간의 환경파괴 및 기후위기로 지구의 새들이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

28일(현지시간) 국제생물보존기구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은 세계조류현황보고서(State of the World's Birds)를 통해 전세계 조류 종의 49%가 감소하고 8종 중 1종이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농업의 확장이 조류의 73%을 압박하고 있으며 벌목, 침입종, 천연자원개발 및 기후파괴 등도 새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에서는 1970년 이후 29억 마리(전체의 29%)의 개체수가 사라졌고 유럽에서는 1980년 이후 6억 마리(19%)의 새들이 사라졌으며 도요새, 참새 등 과거엔 개체수가 풍부했던 종들까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유럽 농경지에 서식하는 조류는 농업의 기계화, 화학물질 사용증가, 농작물 전환으로 57%가 사라졌다. 호주에서는 2000년~2016년 사이에 바닷새 종의 43%가 감소했다. 증가 중인 조류는 전세계 통틀어 고작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에 따르면 1500년 이후 최소 187종이 멸종된 것으로 확인되었거나 의심되고 있다. 과거 멸종한 종의 대부분은 섬에 서식하는 고유종이었으나 최근에는 열대지방을 중심으로 육지에서 멸종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령 에티오피아에서는 2007년 이후 초원이 농지로 전환되면서 고유종 리벤라크(Liben lark)가 80% 감소했다.

'우아한 사냥꾼'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맹금류 뱀잡이수리(Secretarybird)는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2020년 멸종위기종에 등재됐으며 인도 아대륙 고유종인 레서플로리칸(lesser florican)은 초원서식지의 파괴와 야생들개로 인해 20년 만에 무려 90% 감소했다. 레서플로리칸 성체는 현재 1000마리 미만 남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 아대륙 고유종 레서플로리칸. 초원서식지 파괴와 야생들개로 인해 20년 만에 90% 감소했다.


중남미에 서식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맹금류 중 하나인 부채머리수리(harpy eagle)는 산림파괴 및 밀렵, 송전선과의 충돌로 60년 만에 50% 감소했다. 해당 종은 2021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

반려조로 인기가 많은 중앙아메리카 노랑목아마존앵무(yellow-naped Amazon)는 밀렵과 농업확장으로 30년 만에 80% 이상 감소해 2022년 현재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고 바하마휘파람새(Bahama warbler)는 2019년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그랜드바하마 섬에 위치한 서식지의 95%가 파괴돼 2020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맹금류 중 하나인 부채머리수리. 산림파괴와 밀렵, 송전선과의 충돌로 60년 만에 50% 감소했다.


새들은 건강한 생태계의 초석이다. 예를 들어 코뿔새는 열대우림에 큰 씨앗을 퍼뜨리고 칠면조독수리는 유기폐기물을 처리하며 바닷새는 바다와 육지 사이의 영양분 순환을 도와 산호초를 건강하게 유지한다. 연구진은 이들이 사라지면 부정적 연쇄반응을 무수히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류의 멸종은 인류의 보건문제와도 직결돼있다. 전문가들은 인수공통전염병의 70%가 야생에서 비롯되며 코로나19 또한 자연을 계속 파괴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올해 영국 바닷새 군락지에서는 병원성 조류독감 변종 발병사례가 300건 이상 보고되며 개체수를 급격히 감소시켰다. 해당 조류독감 또한 집약적 농업이 원인으로 꼽힌다.

스튜어트 부차트(Stuart Butchart)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수석과학자는 "새들은 우리에게 지구의 상태가 어떤지 알려준다"며 현재 자연은 열악한 상태에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가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버드라이프는 북대서양에 500만 마리 보호가 가능한 대규모 바닷새안식처를 세우는 등 보존작업을 통해 1993년 이후 멸종할뻔한 21종~32종의 조류를 보존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반려조로 인기가 많은 노랑목아마존앵무. 밀렵과 농업확장으로 30년 만에 80% 이상 감소했다.


한편 세계조류현황보고서는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에서 4년마다 발표하는 정기보고서로, 2018년 발표된 이전 보고서에서는 전세계 조류 종의 40%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보고서의 경우 이전 대비 산불에 따른 서식지 피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폭염, 가뭄, 홍수가 계속되면 대규모 멸종으로 이어질 것이며 따라서 자연보존과 기후위기를 동시에 해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12월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COP15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10년에 한 번 찾아오는 생물다양성위기 해결법안을 제정할 기회다. 부차트 박사는 "강력한 국제생물다양성법안을 채택시켜 보호구역을 늘리고 남은 서식지를 보존하며 파괴된 서식지를 복원해야한다"며 이번 조사결과가 몬트리올의 최종성명에 반영되기를 희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기내식 용기 '식물성 소재'로 바꾼다

대한항공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기내식 용기를 도입한다.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밀짚, 사탕수수, 대나무 등 비목재 식물성 원료로 제작된 기내식 용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젊어지는 삼성전자'...30대 상무·40대 부사장으로 '세대교체'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24명 많은 161명에 대한 임원승진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와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는 게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오폐수 무단방류로 고발

포스코이앤씨가 오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광명시로부터 고발당했다.경기도 광명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원광명지하차도 터파기 과정에

기후/환경

+

1만2000년만에 분화한 화산...연기 14km까지 치솟아

에티오피아 북동부에 위치한 하일리 굽비 화산(Hayli Gubbi volcano)이 약 1만2000년 만에 처음으로 분화했다고 24일(현지시간) AFP,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

"초미세먼지 줄여라"…정부,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에 출력제한 조치

온화한 날씨로 인해 올겨울 초미세먼지(PM2.5)가 지난해보다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발전소 최대 17기

탄소배출권 사서 메우자?...배출권 의존기업 탄소감축 '제자리'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확대보다 기업의 직접 감축 노력이 우선이라는 국제보고서가 공개되며 상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대한상의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 모집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재생에너지 활용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재생에너지 벤치마킹 연수'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연수는 오는 12월 10일~

'한전이 재생에너지 확대 가로막아..."권한집중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국전력공사(한전) 중심의 전력계통 구조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고 있어, 전력망 계획·접속권한을 독립기관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배출권거래제, NDC 53% 맞춰 운영"…정부, 산업계 부담 덜어준다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에 대한 산업계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NDC 하한목표인 53%에 맞춰 운영하기로 했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