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매개자 꿀벌 급감하니…사망자 50만명 늘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1 08:50:02
  • -
  • +
  • 인쇄
과일·채소·견과류 생산량 3~5% 감소
열악한 식단으로 비만·당뇨병 만연

꿀벌같은 수분매개 곤충들의 감소로 식량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이미 연간 50만명씩 조기사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새뮤얼 마이어스(Samuel Myers) 미국 하버드 T.H.챈 보건대학원 박사팀은 수분매개 역할을 하는 곤충 개체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과일·채소·견과류 생산량이 3~5% 떨어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 가이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생산량이 감소한만큼 사람들의 음식 섭취량이 줄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1%에 해당될 것으로 분석했다.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일부 암으로 인한 사망은 건강한 식단으로 예방 가능한데 과일과 채소, 견과류 생산이 줄면서 그만큼 식단이 부실해져 사망에 이르렀다고 봤다.

이번 연구는 세계 농장연구 데이터를 통해 수분매개자 의존작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분이 부족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확량이 4분1 감소했다. 연구진은 현재 전세계 과일 생산량의 4.7%, 채소 3.2%, 견과류 4.7%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런 감소추세는 중국과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열악한 식단, 흡연, 운동부족으로 이미 심장병, 뇌졸중, 암이 만연한 중간소득국가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생 수분매개자 부족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는 저소득국가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났지만 심장병 및 뇌졸중 비율은 비교적 낮았다.

이번 연구는 야생 수분매개자가 감소했을 때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피해를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식단에서 비타민A, 엽산 등 미량영양소의 감소나 농민 소득손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하지 않아 추정 사망자수는 보수적인 수치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해당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한 국가의 수분매개체 손실이 그곳 보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수석저자 새뮤얼 마이어스(Samuel Myers) 박사는 "이번 연구는 수분매개자의 손실이 전립선암, 약물사용장애를 비롯해 이미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입증한다"며 "생물다양성 논의에서는 이런 중요한 부분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골슨(David Goulson) 영국 서섹스대학 교수는 "전세계가 바람으로 수분되는 농작물인 밀, 쌀, 옥수수, 보리를 너무 많이 소비하고 있다"며 "탄수화물은 풍부한데 비해 과일과 채소로 섭취할 수 있는 다른 영양소가 줄면서 비만과 당뇨병이 만연해졌다"고 짚었다. 더욱이 이런 과일과 채소는 대부분 수분하려면 곤충이 필요하다.

골슨 교수는 "농작물해충의 포식자와 같은 다른 곤충의 감소 또한 수확량을 감소시키며 열악한 식단으로 인한 건강악화, 실직, 장애는 보건서비스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물다양성 감소가 농작물 생산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이 연구에서 측정된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그는 "인구수가 최소 100억명까지 계속 증가하는 반면 곤충의 수는 줄고 있어 갈수록 농작물 손실이 심각해질 것"라고 말했다.

마이어스 박사는 "인간이 모든 지구상 자연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수분매개자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연적인 생명유지시스템까지 변형되고 있다는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농장의 꽃 수량 증가, 특히 네오니코티노이드류를 포함한 농약사용 감소, 인근 자연서식지 보존·복원 등 수분매개자 친화적 관행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지만 전세계 수분매개자 개체수를 회복하는 일은 "큰 난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인바이어런먼트 헬스 퍼스펙티브(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최남수의 ESG풍향계] 'ESG 공시' 이대로는 안된다

지난 5년동안 말만 무성했던 지속가능성(ESG) 공시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열린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ESG 공시

정부의 설익은 '전환금융'…고탄소 배출기업들 '대략난감'

정부가 지난 25일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전환금융'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정작 전환금융의 구체적 규모와 세부 집행계획을

대한항공 1년새 '운항 탄소배출' 42만톤 줄였다

대한항공의 '운항 탄소배출량'이 1년 사이에 42만톤 줄었다. 42만톤은 승용차 1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운항 탄소배출'은 항공기 연

LS머트리얼즈, 글로벌 ESG 평가 '실버' 등급 획득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실버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삼성전자 '자원순환' 확장한다..."태블릿과 PC도 재활용 소재 사용"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워치와 태블릿PC,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1가지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1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3차 상

기후/환경

+

시민 100명 '기후시민회의' 운영원칙 도출...기후위에 전달 예정

정부의 2026년 '기후시민회의' 출범을 앞두고 시민 100명이 기후 거버넌스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기준과 원칙을 담은 설계안을 마련했다.녹색전환연구소

약해지는 라니냐..."여름으로 갈수록 '엘니뇨' 가능성 높다"

최근까지 이어지던 라니냐 현상이 점차 약화되면서 올봄부터 초여름까지 '중립(ENSO-neutral)' 상태가 우세할 전망이다. '중립상태'는 엘니뇨도 라니냐도

美 도시 80% '겨울이 짧아졌다'...극단적 한파는 더 빈번

최근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역대급 폭설로 올겨울이 유난히 길고 혹독하게 느껴졌지만, 실제로 미국의 겨울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최근 기후과학단체

한국은행, 'BIS 기후대응 회사채 펀드' 참여

한국은행이 기후리스크 대응과 저탄소 경제 전환을 목적으로 조성하는 'BIS 기후대응 회사채 펀드'에 참여했다.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출범한 'BIS 기후

개구리도 '사라질 위기'...기온상승에 '울음소리' 이상 징후

지구온난화가 개구리의 구애 소리까지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 연구진은 최근 지구의 기온상승

호주 '극과극' 날씨패턴...폭염 뒤 1년치 비가 1주일에 쏟아져

최근까지 50℃를 넘나드는 폭염에 시달렸던 호주에서 이번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극과극' 날씨패턴을 보이고 있다.이번 폭우는 내륙을 강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