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전기 만든다...오염물질까지 분해 '일석이조' 효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7 17:25:23
  • -
  • +
  • 인쇄
英 연구진 '토양미생물연료전지' 개발에 성공
유지보수 필요없고 전자폐기물 발생도 안해
▲미렐라 디 로렌조(오른쪽) 영국 배스대학 교수 연구진이 토양미생물연료전지(SMFC)를 시험하고 있다.(사진=배스대학)

토양 미생물을 이용해 환경오염을 정화하는 동시에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 나왔다.

최근 영국 배스대학 연구팀은 토양미생물연료전지(SMFC)로 토양을 정화하며 동시에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SMFC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전자를 모아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일부 토양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전자를 생성하고 세포 외부로 전달할 수 있는데 이를 포착하는 것이다.

SMFC는 소량의 전기만 생산하지만 기존 재생기술과 달리 공급이 어렵거나 지속가능하지 않은 재료에 의존하지 않는다. 원재료가 저렴하고 유지보수가 거의 필요하지 않으며, 현 태양전지판이나 배터리처럼 수명이 다했을 때 전자폐기물이 발생할 걱정도 없다.

연구진은 미생물이 포함된 흙을 플라스틱 상자에 넣고 전극을 4cm 간격으로 심어 SMFC를 제작했다. 전극 소재는 탄소 천, 탄소 펠트, 흑연 막대 등 다양하며 여기에 50가지 이상의 전자방출균(exoelectrogen)을 조합했다. 이렇게 SMFC 세트는 1개당 10파운드(약 1만5780원) 미만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2019년 브라질 북동부 이카푸이의 어촌 마을에서 SMFC를 시범 사용했다. 이 마을은 우기동안 내린 빗물을 저장해 사용하는데 마을에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기 장치 대신 염소로 물을 소독해왔다. 염소는 다량 섭취하면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연구진은 SMFC를 이용해 정화기에 전력을 공급, 하루에 물 3L를 정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미렐라 디 로렌조(Mirella Di Lorenzo) 배스대학 생화학공학과 교수는 "나이지리아의 니제르 삼각주 등 기름 유출지역에 SMFC를 설치하면 미생물로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동시에 전기를 생산해 폐수를 정화할 수 있다"며 "비용도 저렴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도 도입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연구진은 스타트업을 시작해 SMFC를 상용화할 계획이며 우선 스마트농업 분야에 초점을 맞춰 SMFC를 활용한 토양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양 수분이나 질소, 온도 등에 따라 미생물에 영향을 미쳐 생산되는 전기의 양도 바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콜린 조셉슨 미국 산타크루즈캘리포니아대(UCSC) 전기 및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미생물이 활동하기 적합한 조건을 알고 있다면 전력 출력이 비정상적일 때 토양 상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추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 로렌조 교수는 SMFC이 다른 재생기술과 함께 화석연료 의존을 낮출 수 있기를 희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