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펭귄까지...세계 곳곳 해양생물 해변서 '떼죽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30 16:02:42
  • -
  • +
  • 인쇄
이상기후, 해수온도 상승 등이 원인 추정
▲지난 1월 美 오리건 해변에 떠밀려온 향유고래를 부검하는 해양대기청 직원 (사진=연합뉴스)

고래 등 해양생물이 해변에 떠밀려와 떼죽음을 당하는 사례가 세계 각지에서 속출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전세계에서 담수와 바다에서 사는 생물이 대규모로 죽어 나가 과학자들이 그 원인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에서 물고기들이 무더기로 죽고 미 북동부 뉴저지에선 고래들이 좌초하는 일이 벌어졌으며 뉴질랜드에선 성게, 불가사리, 가재 등이 해변에 떠밀려왔다. 폴란드에서도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으며 호주의 한 강에선 썩은 물고기 수백만 마리가 강물의 흐름을 틀어막았다.

전문가들은 연이어 발생하는 해양생물들의 떼죽음이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온도 상승 등과 연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미 플로리다 바닷가에서 죽은 수천마리의 물고기.(사진=연합뉴스)

최근 플로리다에선 심각한 적조현상으로 수많은 물고기가 해안에 떠밀려 와 죽었다. 지난 여름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만에서도 비슷한 적조현상으로 물고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조류가 증식하면서 물속 산소 농도가 부족해져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기후변화 탓에 비교적 깊은 수심의 해수가 평소와 다른 시기에 다른 강도로 수면 쪽으로 오르면서 서부 해안에 갑작스럽게 조류가 증식했을 것이라고 보았다. 조류 증식력이 강한 심해수가 올라오면서 얕은 수심에 조류가 번성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온도 상승도 조류 증식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해수온도 상승 또는 해양폭염 탓에 해양생물들이 원래 살던 서식지에서 밀려났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해 6월 뉴질랜드 해안에서는 어린 펭귄 수백마리가 물에 떠밀려 와 죽었다. 현지 환경당국은 기후변화 때문에 펭귄이 위험을 무릅쓰고 더 깊고 추운 물속으로 들어가 먹이를 찾으려다 이런 비극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펭귄은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으며 먹잇감을 찾는 일이 더 어렵게 되고 심해 포식자들에 잡아먹힐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뉴저지 해안에 떠밀려온 돌고래.(사진=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연안 해운 등 인간의 활동이 고래 등 해양포유류의 집단 사망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겨울 미국 북동부 해안에선 고래와 돌고래가 연속으로 해변에 떠밀려 와 죽었다.

미국 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초까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뉴욕에 이르는 해변이나 그 언저리에서 12마리가 넘는 혹등고래와 몇몇 멸종위기종 북방긴수염고래가 다시 물로 못 돌아갔다. 최근에는 뉴저지에 돌고래 8마리가 떠밀려와 죽었다.

뉴저지 관리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대양 온도와 물속 화학성분 변화가 고래의 먹이인 물고기를 육지 쪽에 더 가깝게 끌어당기는 바람에 먹잇감을 좇는 고래가 해운사 선박과 충돌할 위험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부검에서도 고래 사인 다수가 배에 치였기 때문일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