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상압 초전도' 세계최초 구현?…국내논문에 세계 물리학계 '발칵'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8 17:04:36
  • -
  • +
  • 인쇄
▲국내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상압 초전도 현상 구현 (영상=아카이브 캡처)

국내 연구진이 상온·상압에서 발현되는 초전도체를 구현했다는 논문이 공개되면서 물리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오랜 난제로 여겨졌던 상온·상압 초전도 현상을 구현한 것이라면 세계 최초일 뿐만 아니라 실로 산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학계는 현재 이 논문을 놓고 한창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28일 과학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사전논문 출판사이트 '아카이브'에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상온·상압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을 구현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공개했다.

초전도 현상은 금속이나 화합물의 전기저항이 일정온도 이하에서 0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외부 자기장의 영향을 받거나 전류가 흘러도 전기저항이 없기 때문에 전력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앞으로 무손실 송전, 자기부상기차, MRI, 초고속 컴퓨터 등 첨단기술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에너지 송수신 분야에서 손실률을 0으로 만들수 있다면 엄청난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기술은 영하 200℃ 이하의 극저온이나 초고압 환경에서만 초전도 현상을 구현할 수 있다. 가장 진전된 최신 연구는 지난 2019년 독일의 한 연구소에서 발표한 영하 23℃에 167만배에 달하는 대기압 속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한 것이다.

그런데 상온·상압 초천도 현상을 구현하는 이 어려운 난제를 국내 연구진이 풀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세계 과학인들의 이목이 쏠린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초전도 물질은 납과 인회석 결정구조인 'LK-99'다.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초전도 현상은 상온·상압에서 구현되며, 임계 온도는 126.85℃로 돼 있다. 즉, 126.85℃로 올라가기전까지 초전도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과학계 인사들은 만약 이 실험 데이터가 진짜라면 과학계에 새로운 혁신이 일어난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논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해당 논문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의 이론을 토대로 하는데, 김 박사가 주장하는 이론은 현재 물리학계 정설과 판이하기 때문이다. 앞서 1990년대에 고려대 화학과 최동식 명예교수가 비슷한 이론을 주장한 바 있지만, 구현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해당 논문은 학술지 게재를 생략하고 공개됐으며 이를 공개한 출판사이트 '아카이브'는 신뢰도가 떨어진다. 아카이브에 올라온 논문은 동료검토(교차검증)가 되지도 않고, 누구나 쉽게 게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개된 논문에서 제시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나디아 메이슨 미국 일리노이스대 어바나-캠페인 교수는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연구팀은 적절한 데이터를 취하고 정확한 기제조 기술을 제시했다"면서도 "데이터는 다소 부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혁신적 물질 개발'을 홍보해 투자를 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사고 있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2008년 창업된 고려대 벤처기업으로, 해당 논문 제1저자인 이석배 대표를 포함해 다수의 연구자들이 퀀텀에너지연구소 소속이고 논문 저자 중 한명인 권영안 박사도 고려대-KIST 융합대학원 소속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에서도 상온 초전도를 개발했다는 논문 발표가 수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철회된 바 있어 의심은 더 커지고 있다. 미국 로체스터대 랭거 디아스 교수연구팀은 2020년 네이처에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실험 자료를 임의로 수정한 의혹으로 네이처에서 철회됐다. 이후로도 해당 연구팀은 2023년 3월까지 초전도체 관련 논문을 게재했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논문이 인정받으려면 교차검증을 통해 보편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과거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조작 사태와 마찬가지로 신뢰보다는 의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전세계 곳곳의 물리 실험실에서 공개된 논문을 기반으로 실증실험에 들어가 과학계 인사들은 물론 누리꾼들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환경

+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