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리치 12명 年 1700만톤 '뿜뿜'...탄소배출 가장 많은 사람은?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0 15:07:04
  • -
  • +
  • 인쇄

빌 게이츠와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등 세계 최고의 갑부 12명이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간 1700만톤에 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미국의 210만가구가 1년간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는다. 

영국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과 가디언이 공동으로 기획한 대규모 탄소격차(The great carbon divide)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부자 12명이 소유한 대저택과 자동차, 거대 요트, 개인 전용기, 헬리콥터 그리고 금융투자 및 주식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1년에 4.6개의 석탄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비슷한 양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팜에 따르면 억만장자들의 투자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1인당 평균 3.1톤에 달한다. 이는 전세계 인구 하위 90%가 배출하는 평균 배출량보다 100만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구진이 12명의 억만장자가 소유한 주식과 투자한 기업 그리고 개인이 소유한 요트와 사치품 등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 탄소발자국이 가장 많은 수퍼리치는 멕시코 사업가 카를로스 슬림이다.

그 다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LVMH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 델 회장인 마이클 델,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오라클 창업자 겸 회장인 레리 엘리슨,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 구글 전 회장인 에릭 슈미트, 스티브 잡스 배우자이자 에머슨 콜렉티브 회장인 로렌 파월 순이다.

▲전세계 억만장자 12명이 각자 소유한 지분을 토대로 계산된 투자 탄소발자국 (자료=옥스팜&가디언)

무엇보다 이 억만장자들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막대한 자금은 대부분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기업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옥스팜은 "개인이 투자한 내역을 정확하게 전부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개인 투자의 탄소발자국은 억만장자들이 보유한 기업 지분과 해당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역추적해 계산했다"고 밝혔다. 

알렉스 메이틀랜드(Alex Maitland) 옥스팜 기후고문은 "억만장자들은 요트와 개인 제트기를 통해 엄청난 양의 탄소오염을 발생시키고 있지만, 이는 투자로 인한 오염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억만장자들은 그들이 소유한 주식과 투자한 기업을 통해 일반인보다 100만배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며 "이들은 화석연료와 같이 오염이 심한 산업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억만장자들이 즐기는 요트가 '최악의 기후위기 사치'로 꼽혔다. 길이가 127m에 달하는 호화 요트의 경우 연간 최소 약 7154톤에 달하는 탄소를 내뿜는다. 연구진들은 "요트는 전용기보다 훨씬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며 "로만 아브라모비치, 에릭 슈미트,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LVMH 회장 등이 이런 요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호화 요트에 대해 "물 위에서 항상 호텔을 운영하는 것과 같다"며 "승무원이 있어야 하고, 정박해 있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보수를 해줄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요트에 딸린 헬리콥터, 제트스키, 수영장 등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는 개인 소유의 요트만 조사한 것"이라며 "법인 명의의 요트까지 포함하면 배출량은 더 많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억만장자들은 부를 무기로 기후변화 대응을 방해하고 정치와 정책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리처드 웥크(Richard Wilk) 인디애나대학교(Indiana University) 인류학과 교수는 "이들은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지방 및 중앙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이를 통해 세금 면제와 특권을 누리고, 오염 규제법안을 반대하는 데 막대한 로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 억만장자들의 영향력은 중·소규모 국가와 거의 맞먹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에 빌 게이츠는 "항공여행 오염을 줄이기 위해 지속가능한 항공연료를 구입하고, 전기차와 태양열 패널 요트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권도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나는 청정에너지 기후변화 대응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를 계속 투자할 것이다"며 "이 투자수익은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을 지원하는 데 쓰여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