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공시' 기후분야부터 의무화 추진...공개초안 주요내용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22 15:25:38
  • -
  • +
  • 인쇄
금융위 'ESG금융추진단 4차 회의'에서 논의
대상 상장기업과 도입시기은 추후 논의예정

금융당국은 '기후' 분야부터 ESG 공시 의무화를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배구조가 기후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는지 투자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하고, 기후리스크에 대한 대응전략,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열린 'ESG 금융추진단 제4차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ESG 공시기준) 공개초안'에 대해 논의했다. 'ESG 금융추진단'은 기업‧투자자, 학계‧전문가, 유관기관과 함께 ESG 공시-평가-투자 전반에 걸친 다양한 정책과제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2월 구성된 회의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유럽연합(EU)은 일찍이 ESG 공시 의무화 일정을 제시했으며, 역내 기업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현지법인, 역외 모기업에 대해서도 공시의무가 부과될 예정"이라며 "미국의 경우 다소간의 논란이 없지 않으나 올 3월 기후 분야를 중심으로 ESG 공시 의무화 방안을 제시했고 일본과 싱가포르, 호주 등 여타 국가들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공시의무화 도입을 준비중"이라고 언급했다.

김 부위원장은 공개초안의 기본방향과 관련해 "주요국 및 국제기구의 기준을 참조해 글로벌 정합성을 충분히 반영했다"면서 "우리 기업들의 이중 공시부담 최소화를 위해 ISSB 기준과 같이 미국, EU 등의 공시기준과 상호 운용 가능한 글로벌 기준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 분야부터 공시의무화를 우선 추진하되, 기후 외 ESG 요소에 대해서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정보를 공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기후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정보가 단순한 공시지표의 나열이 아니라, 기업의 지배구조, 전략, 위험관리 등 핵심요소에 따라 체계적으로 제공되도록 하여 기업의 실질적인 행동변화를 유인하겠다"면서 "기업의 수용가능성을 감안해 ESG 공시기준 적용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기준을 제정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공개된 ESG 공시초안의 주요 내용에 따르면 기업은 △지배구조 △전략 △위험관리 △지표 및 목표 등 4가지 핵심요소에 따라 기후 관련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첫째, 기업은 기후 리스크 등을 관리하기 위한 기업의 거버넌스(governance, 지배구조)를 공시해야 한다. 이때 기업의 거버넌스는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를 감독하고 관리하기 위해 활용하는 의사결정과정(process), 통제 및 절차 등을 의미한다. 예컨대 기후리스크 등을 관리하는 의사결정 기구나, 이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경영진의 역할 등에 대한 정보가 이에 해당한다.

둘째, 기후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기업의 대응 '전략'을 공시해야 한다. 여기서 기업의 전략이란 기업이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기업은 기업의 가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후 기회와 위험요인을 식별하고, 해당 요인이 기업의 사업모형이나 가치사슬(value chain)에 미치는 영향을 공시해야 한다. 이때 공시해야 하는 정보는 보고기간(1년 단위)뿐만 아니라 기업의 단기, 중기, 장기에 거쳐 기업의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다. 이와 같은 영향 분석을 토대로, 기업이 기회와 위험 요인에 적응·완화하기 위한 전략과 회복력(resiliency) 등에 대해 공시해야 한다. 해당 기후 위험요인이 홍수와 가뭄같은 물리적 위험인지, 기후규제 신설에 따른 운영비용 증가 등의 전환요인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셋째, 기후관련 위험 및 기회를 식별, 평가, 관리하는 과정(risk management process, 위험관리)을 구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기후관련 기회를 충분히 인식해, 그 중요성을 평가하고 우선순위를 지정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 요인에 대응한 기업의 노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산업전반(cross-industry) 지표 △산업기반(industry-based) 지표 △기후 관련 목표 및 △기타 성과 지표 등으로 구성된다. 산업전반 지표는 온실가스 배출량 등 동 기준에 따라 정보를 공시해야 하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지표로서 의무공시 사항인 반면, 산업기반 지표는 기업이 속한 산업의 특징을 반영한 지표로서 기업이 공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저출산·고령화와 같이 우리경제가 직면한 위험요인에 대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대비해 나갈 수 있도록 이번 ESG 공시기준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였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이후 공개초안에 대한 기업, 투자자 등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제안 공시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내 ESG 공시 의무화 대상기업 및 도입시기 등에 대해서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