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고 고작 50km 이동...개인항공기 온실가스 50% 증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1-08 15:47:47
  • -
  • +
  • 인쇄

최근 수년간 개인항공기 운항이 급증하면서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50%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스테판 괴슬링 스웨덴 린네우스대학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2019년~2023년까지 전세계 2만5000대 이상의 개인항공기가 운항한 약 1900만건의 항공편을 추적해보니, 운항의 약 절반이 500km 정도 이동하는 것이었고 심지어 90만건은 50km 이동하는데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를 마치 택시처럼 개인항공기를 사용한 것이다.

개인항공기 대수는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에 28% 증가했고 비행거리는 53% 늘었다. 대부분은 여가와 휴가 목적으로 사용됐다. 이용시간은 주말에 집중됐고 도착지는 스페인의 이비자와 프랑스의 니스 등 여름철 햇볕이 잘드는 지역이 많았다. 2022년 카타르에서 열린 FIFA 월드컵에는 1800건 이상의 개인항공기가 집결됐다.

전세계 인구의 0.003%만이 이용하는 개인항공기는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교통수단이다. 연구에 따르면 대형 개인항공기의 승객이 1시간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평균 1명이 1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보다 많다.

2023년 개인항공기의 총 배출량은 1500만톤이 넘었다. 탄자니아 인구 6000만명이 배출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2033년까지 개인항공기 8500대가 추가로 운항될 예정이어서 탄소배출량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개인항공기 운항의 69%는 미국이 차지했다.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영국에서는 개인항공기가 6분마다 이륙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브라질, 중동, 카리브해에서도 개인항공기가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3년 일부 마이스(MICE) 관련 이동 건을 조사한 결과 스위스 다보스세계경제포럼으로 인해 개인항공기 운항이 660편 늘었고, 두바이에서 열리는 COP28 기후정상회담로 인해 291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 따르면 개인항공기 사용자는 약 25만명으로 구성된 '초고액 순자산가'로, 평균 재산은 1억2300만달러다. 개인항공기 이용이 많은 대표적인 유명인으로는 테일러 스위프트, 드레이크,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스티븐 스필버그, 오프라 윈프리 등이 있다.

이 연구는 모든 비행기에서 트랜스폰더가 1분에 한 번씩 보내는 신호를 기록해 위치와 고도를 기록하는 ADS-B 전환플랫폼에서 데이터를 가져왔다. 그 다음 제조업체에서 비즈니스용 제트기로 판매하는 72개의 비행기 모델에 대해 1.8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이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필터링했다. 여기서 소형비행기와 지상주행으로 인한 배출량은 포함되지 않아 배출량 수치는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배출량 측면에서 부유층과 빈곤층 간 세계적 불평등을 부각했다며 부유층의 배출량을 해결하는 것이 지구온난화를 종식시키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괴슬링 교수는 "부유층은 인구의 아주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배출량을 매우 엄청난 규모로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전세계 배출량의 증가는 이들로부터 오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미국 개인항공기 사용자들은 개인정보를 보호하고자 'ICAO주소'를 사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어 향후 비행기 추적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괴슬링 교수는 개인항공기 이용객들이 탄소배출량 톤당 약 200유로 가량의 기후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현재 매우 낮은 수준의 개인항공기 착륙료를 5000유로 정도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단체 '포시블'(Possible)의 알레시아 워링턴 항공담당자는 "소수의 초부유층이 사용하는 전용 항공기는 기후예산을 무상으로 낭비하고 있으며, 그 결과 기후위기의 영향이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워링턴 항공담당자는 "정부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개인항공기에 막대한 세금을 부과해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뮤니케이션 앤 인바이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산불 휩쓴 산청...600㎜ 넘는 물폭탄에 곳곳 산사태

올봄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남 산청군에 이번에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불로 회복되지 못한 산림이 폭우에 깎여 곳곳에 산사태가 발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