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샀어요"...탄핵시위 상징된 '응원봉' 판매량 폭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9 17:16:39
  • -
  • +
  • 인쇄
▲윤석열 탄핵 시위 전용으로 주문제작된 응원봉 (사진=X(옛 트위터))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시위에 촛불 대신 등장한 응원봉이 연대와 평화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온라인 쇼핑몰에 응원봉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9일 네이버쇼핑에서는 '응원봉', '응원봉 제작', '야광봉' 등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고, 예스24에서는 거의 모든 아티스트 응원봉 판매량이 최근 3일간 폭증했다. 직전 2~4주 일평균 판매량 대비 약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전날 밤 11번가에서도 한때 실시간 쇼핑 검색어 1위에 '응원봉'이 등장했다.

8년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할 때는 시민들이 평화의 상징으로 '촛불'을 들었지만 이번에는 2030 젊은층이 시위대열에 대거 합류하면서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들고 나오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촛불은 바람에 잘 꺼지고 불편함이 있어서 대신 응원봉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탄핵 투표가 진행됐던 지난 7일 밤 국회의사당 앞을 가득메운 사람들이 저마다 흔드는 응원봉은 마치 K-팝 콘서트장을 방불케할 정도라고 외신들이 앞다퉈 보도할 정도로 응원봉의 파급효과는 컸다. 시위에 함께 참여했던 4050 기성세대들은 "나만 부러운게 아니었어"라며 촛불 대신 응원봉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응원봉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응원봉 인증사진이 올라오는가 하면 각종 응원봉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공유되기도 했다. 응원봉 종류를 알려주는 게시글들도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응원봉 제작·판매사이트에서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주문폭주로 배송이 지연되거나 품절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당근·번개장터·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응원봉 거래글이 눈에 띄게 늘었다.

가지각색인 응원봉들의 디자인도 돋보였다. 에픽하이의 공식 응원봉인 '박규봉'은 가운뎃손가락을 펼친 손 모양의 응원봉이어서 특히 눈길을 끌었다. NCT WISH의 네모난 모양 응원봉인 일명 '믐뭔봄'도 인기다. 뿅망치 모양의 블랙핑크 응원봉으로 윤석열 흉상을 때리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SNS)에서 퍼지기도 했다.

▲일회용컵과 비닐봉지, 손전등만으로 제작한 횃불모양 응원봉 (사진=X(옛 트위터))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DIY 응원봉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응원봉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샤워헤드로 만든 응원봉, 리유저블컵과 전구로 만든 응원봉, 일회용컵과 주황색 비닐봉지, 손전등으로 횃불모양으로 만든 응원봉 등 온라인에서는 신박한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집회 현장에서는 응원봉의 종류와 사용법을 소개하는 강의도 진행됐다. 한 누리꾼은 "응원봉 시위는 정말 좋은 방법"이라며 "색이 다양하니까 '빨주노초파남보 다양한 사람들이 이렇게 너를 싫어해!'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2030 젊은여성층에서 시작된 '응원봉 시위문화'는 4050 연령대까지 번지면서 '응원봉으로 세대간 화합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큰 파급을 미치고 있다. 시위현장 길거리에는 응원봉을 파는 행상들이 등장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누리꾼은 "어르신들이 멈춰서서 (응원봉을) 하나씩 구매하고 포장도 안 벗긴 채 같이 흔들었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누리꾼은 "젊은 사람들에게 응원봉은 정말 비싼 물건이고 평소에는 소중하게 보관해온 물건"이라며 "단순히 반짝여서 들고 나온 것이 아닌,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가장 소중한 것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산불 휩쓴 산청...600㎜ 넘는 물폭탄에 곳곳 산사태

올봄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남 산청군에 이번에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불로 회복되지 못한 산림이 폭우에 깎여 곳곳에 산사태가 발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