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순간 수컷 모기의 정액으로 암컷 모기를 독살하는 방법이 호주에서 개발됐다.
7일(현지시간) 호주 맥쿼리대학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일부 모기종을 대상으로 이같은 개체수 줄이는 기술을 시험했다고 발표했다. 수컷 모기의 유전자 조작해 체내에서 거미와 말미잘의 독 단백질을 생성하도록 만든 뒤 짝짓기를 할 때 암컷에게 이 단백질을 주입하도록 한 것이다.
유전자 조작은 작은 유리바늘로 모기알에 일일이 유전자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샘 비치 교수에 따르면 기존 유전적·생물학적 방제 방법에서는 모기의 생존력, 흡혈 능력, 질병 전파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수컷을 이용했지만, 이번 방법은 암컷을 직접 표적으로 삼았다.
비치 교수는 "이 방법을 이용하면 암컷 모기 개체수가 빠르게 줄기 때문에 매년 3억9000만건에 달하는 모기 매개 질병을 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곤충까지 몰살시킬 수 있는 살충제를 살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멜버른대학의 진화생물학자 톰 슈미트 박사는 "모기가 살충제에 내성까지 지니게 되면서 과학자들이 다른 해충 방제법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필립 와인스타인 애들레이드대학 교수는 "수천종의 모기 가운데 질병을 옮기는 모기는 몇 종뿐"이라며 "모기가 수분매개자이자 물고기와 박쥐의 중요한 먹이원인 점을 감안하면 모기를 박멸하지 않고도 방제하는 것이 이상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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