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뒤에도 한국 청소년의 스트레스 수준은 팬데믹 이전보다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고생과 저소득층 청소년의 스트레스는 높았고, 회복 양상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김서정 이화여대 교수, 지수혁 고려대구로병원 교수, 채보람·이종하 고려대안산병원 교수 연구팀이 2018년~2022년까지 한국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27만8989명을 팬데믹 이전(2018~2019)과 팬데믹 중(2020~2021년), 팬데믹 이후(2022년)로 나눠 분석한 이같은 결과를 심리학 국제학술지 '심리학 기록(Acta Psychologica)'을 통해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청소년 스트레스는 팬데믹 초기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이후 반등했고, 엔데믹이 시작된 2022년에는 팬데믹 이전보다 오히려 더 높아졌다. 팬데믹 이후 스트레스 점수는 2.66점으로, 팬데믹 이전 2.71점보다 낮았다. 스트레스 점수가 낮을수록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척도라는 점에서, 전반적 스트레스는 오히려 더 악화된 셈이다.
여학생은 모든 시기에서 남학생보다 스트레스가 더 높았다. 특히 남학생은 팬데믹 중 스트레스가 다소 완화됐다가 이후 급격히 악화된 반면, 여학생은 시기별 변화 폭이 작았다. 연구팀은 남학생이 팬데믹 이후 일상 복귀에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등학생의 스트레스 수준도 지속적으로 높았다. 팬데믹 중에는 중학생보다 스트레스 완화 폭이 컸으나, 이후 다시 악화되며 중학생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수면 시간은 전반적으로 줄었으며, 고등학생보다 중학생에서 감소 폭이 더 컸다.
저소득층 청소년은 세 시기 모두에서 가장 높은 스트레스를 보였으며, 변화 폭도 거의 없었다.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에도 스트레스가 높았고, 이후에도 회복 기미가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저소득층은 상황 변화에 관계없이 만성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체활동은 팬데믹 중 감소했다가 이후 회복됐지만, 스트레스 수준은 같은 경로를 따르지 않았다. 팬데믹 이후 활동량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는 더 높아져, 단순한 행동 변화만으로는 정신건강 회복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이후 청소년 정신건강은 단순히 원상복귀되지 않고 집단별로 다른 양상으로 변화했다"며 "여학생, 고등학생, 저소득층 등 취약집단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