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을 지켜야 vs 해변가 집을 지켜야...해수면 상승으로 '딜레마'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2 14:54:49
  • -
  • +
  • 인쇄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미국 곳곳의 해변이 조금씩 바다에 잠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6세기 로마법에 뿌리를 둔 '공공신탁' 개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변은 바닷물이 높아질수록 육지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형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해변가에 집을 지키기 위해 방벽이나 바위 등을 설치하면 해변이 육지 쪽으로 이동할 공간이 없어, 결국 모래사장은 바다 아래로 사라진다. 이를 '해안 압착(coastal squeeze)'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런 해변이 대부분 '공공의 땅'이라는 점이다. 6세기경 로마제국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정립한 법에 따라, 바다와 해변은 누구의 소유도 아닌 모두의 자산이라는 원칙이 미국 대부분의 주에도 적용된다. 실제로 로드아일랜드주 헌법에는 해변에서 걷고, 낚시하고, 수영할 수 있는 권리가 명시돼 있다.

하지만 해변가 방벽이 늘면서 모래사장이 조성돼 있는 해변 자체가 사라지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공공재인 해변을 보존할 것인지, 사유재산인 해변가 주택을 지킬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환경단체와 주민, 정부간 법적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한 부부가 허가없이 집 앞에 방벽을 설치했다가 28만9000달러(약 4억)의 벌금을 부과받자, 주정부와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산불 피해 주택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설치된 방벽이 현재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다시 지으면 안된다고 안내해 논란이 일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결국 재건을 돕기 위해 환경심사를 면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환경단체들은 "공공 해변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2028년 올림픽 서핑 경기가 예정된 캘리포니아 트레스틀스 해변도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근 철도 방호공사를 위해 방벽이 설치될 경우, 파도가 변화해 해변이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시간대 도시계획학부 리처드 노턴 교수는 "해변가 집을 지킬 것인가, 해변 자체를 지킬 것인가. 둘 다 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스프링클러가 없었다...SPC 시화공장 화재로 또 '도마위'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의무 설치대상이 아니었다. 옥내 설치된 소화전만으로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을 끄기는 역부족이었다.

"AI는 새로운 기후리스크...올해 글로벌 ESG경영의 화두"

AI 확산이 가져다주는 기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ESG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중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양산 돌입..."고로보다 탄소배출량 20% 저감"

현대제철이 기존 자사 고로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LS 해외봉사단 '20주년'..."미래세대 위한 사회공헌 지속"

LS의 대표적인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인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각지의 초등학교에서 예체능 실습과 위생

[최남수의 EGS풍향계] ESG요소 강화하는 해외연기금들...우리는?

지난해 4월 국민연금연구원은 'ESG 투자에 관한 논쟁과 정책동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ESG 투자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반(反)ESG 정책

양산시 '원동습지' KT 기상관측장비 설치...습지 생태연구 고도화

경상남도 양산시에 위치한 '원동습지'에 자동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됐다.국립생태원과 KT는 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습지에

기후/환경

+

하다하다 이제 석탄홍보까지...美행정부 '석탄 마스코트' 활용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을 의인화한 마스코트까지 앞세워 화석연료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영상]열흘 넘게 내린 눈 3m 넘었다...폭설에 갇혀버린 日

일본 서북부 지역에 열흘 넘게 폭설이 내리면서 30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4일 일본 기상청·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빈발하는 기후재난에...작년 전세계 재난채권 시장규모 45% '껑충'

지난해 재난채권(재해채권) 시장규모가 역대급으로 늘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보험사의 위험 이전 수요와 투자자의 분산 투자 욕구가 맞물

EU, 전세계 최초 '영구적 탄소제거' 인증기준 마련

유럽연합(EU)이 대기중에 남아있는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에 대해 인증기준을 전세계 처음으로 마련했다.EU집행위원회(European Com

'북극발 한파' 1월 한반도 기온 낮췄지만...해수 온도는 역대급

올 1월 하순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강력한 한파는 북극의 찬 공기를 감싸고 있는 소용돌이 즉 제트기류가 느슨해진 결과로 발생했다. 그 결과 월 평균기

[날씨] 낮기온 12℃ '입춘매직'...미세먼지는 나쁘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답게 날이 포근해졌다. 기온이 오르면서 강·호수·저수지 등의 얼음이 녹아 깨질 우려가 있으니 안전사고에 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