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병에서 플라스틱병보다 5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프랑스 식품환경산업안전보건청(ANSES)은 생수, 콜라, 맥주, 와인이 담긴 플라스틱병과 유리병 그리고 캔 등의 미세플라스틱 함량을 조사한 결과, 플라스틱병보다 유리병에 담긴 콜라에서 미세플라스틱 수치가 더 높게 나왔다고 최근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유리병에 담긴 콜라는 1리터당 약 1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는데, 플라스틱병에 담긴 콜라는 1리터당 약 2개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아주 작은 플라스틱 입자로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주로 플라스틱이 풍화되면서 떨어져 나오거나 폴리에스터로 만든 합성섬유 의류나 플라스틱 포장재 등에서 배출된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사람의 혈액이나 폐, 뇌, 모유 등에서 검출됐으며, 체내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이 염증이나 산화 스트레스, 세포손상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1만6000가지가 넘는 화학물질로 만들어졌다. 특히 내분비계 교란물질 BPA(비스페놀 A)과 호르몬 조절을 방해하는 프탈레이트, 면역력을 떨어트리고 암을 유발하는 과불화화합물(PFAS) 등에 인체가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같은 유리병 소재에 담겼더라도 맥주가 다른 유리병에 든 음료보다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맥주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평균 83개가 검출된 반면, 물은 3개, 콜라는 31개, 와인은 8개가 검출됐다. 맥주 속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2.7~28배 많게 나왔다.
와인을 제외한 모든 음료는 유리병 용기에서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유리병이 담긴 생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4.5개 검출됐고, 플라스틱 물병에서는 1.6개 나왔다. 유리병 콜라는 103.4개, 캔 콜라는 3.4개, 플라스틱 콜라는 2.1개가 나왔다. 소형 유리맥주병은 133.7개, 대형 유리맥주병은 32.8개, 캔맥주는 31.8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횄다. 와인은 대형 플라스틱병에서 2.1개, 소형 플라스틱병에서 8.7개, 유리병에서 5.3개, 종이팩에서 3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
이처럼 유리병에서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이유는 '병뚜껑'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유리병은 폴리에스터 페인트로 처리된 알루미늄 마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병뚜껑을 생산 후 보관·이동하는 과정에서 다른 뚜껑과 부딪히고 긁히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데, 이런 상태에서 뚜껑이 병에 닫히면서 음료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와인은 코르크 마개로 닫혀있어서 유리병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적게 검출됐다.
연구진은 "음료수에서 발견된 대부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뚜껑의 색상과 동일하고 외부 페인트와 구성이 동일했기 때문에 뚜껑이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리병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플라스틱병에서 발견된 것보다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병의 입자는 52.4%가 0.1~0.5mm 크기로, 유리병(0.05~0.1mm)보다 최소 2배에서 10배 이상 컸다.
알렉상드르 드호 연구원은 "제조공정 마지막 단계에서 뚜껑을 헹구고 건조시키면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할 수는 있지만, 산업 규모로 구현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음료에 함유돼 있기 때문에 생산과정 초기부터 오염을 조사하고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식품 성분과 분석'(Journal of Food Composition and Analysis) 5월 1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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