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도 미국과 15% 관세에 합의하면서, 관세 유예 대상국 가운데 막차를 타게 된 한국도 15% 관세협상에 성공하게 될지 전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은 EU보다 더 낮은 10% 관세에 합의했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와 철강 등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8월 1일까지 딱 나흘을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협상단은 조선산업 투자를 핵심으로 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미국측에 제안하면서 막판 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 구상을 공식 제안했다.
'마스가'는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의 약자로, 미국 내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한국 민간 조선업체들의 현지 투자와 공적금융 지원을 결합한 대형 패키지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이 대출·보증을 통해 자금지원을 뒷받침하고, 민간 조선업체들이 조선소 건설·운영, 기술이전, 인력양성까지 주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에 수차례 요구해온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아직 우리 협상팀이 카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건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이 수조달러씩 투자하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LNG 수입 확대와 공동개발 가능성은 검토중이지만, 실제 참여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이유는 초기 사업비만 60조원을 웃도는 고난도 사업에 경제성 논란까지 있어 민간업체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수차례 포기했던 전례도 있고, 극지공사 환경, 수요 전망, 천연가스 가격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크다. 그러나 일본은 이번에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합작법인 형태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이 우리 정부에겐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제안한 마스가 프로젝트와 1000억달러(약 137조) 수준의 대미 직접투자 계획만으로는 미국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일본과 15% 관세조건으로 5500억달러(약 760조) 투자를 이끌어내고, EU에게는 6000억달러(약 820조)를 투자받기로 한 미국이 1000억달러에 만족할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한국에 약 4000억달러(약 550조) 투자 패키지를 요구했고, 우리 정부는 협상을 통해 이를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게다가 일본은 5500억달러(약 760조) 투자 패키지 외에 미국산 농산물·자동차 시장 개방, 알래스카 LNG 참여를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고, EU는 6000억달러 투자 외에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00조) 구매, 반도체와 항공 등 일부 품목에 대해 무관세를 조건으로 자동차 관세 15%를 확보했다. 영국은 별도로 연간 10만대까지 자동차 관세 10%로 합의했다.
정부는 마스가 프로젝트를 일본·EU와 달리 산업 협력 중심의 차별화된 접근으로 강조하고 있다. '기술·생산·인력 연계형 동맹'을 통해 단순 재정 지원이나 보증을 넘어선 실질 기여라는 점을 부각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EU가 제시한 투자 대부분이 보증·약정인 반면, 한국은 그린필드형 직접투자 위주라는 점에서 실효성이 더 크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에 일부 농산물을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이 사안도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요구했던 내용이다. 33개월 이상 소고기에 대해서도 수입을 허가해줄 것과 쌀 수입물량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우리 협상은은 막판 협상 카드로 쌀과 소고기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농산물 카드가 대미 관세협상의 최종병기가 될지는 의문이다. 미국은 8월에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 대해서도 품목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이번 협상에서 이 품목까지 포괄할지의 여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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