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또 지진이 발생해 수천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이번 지진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후 11시47분쯤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 인근에서 발생했다. 지진의 규모는 '6'으로 아주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진앙의 깊이가 8km로 얕아 피해가 더 컸다는 분석이다.
지진 발생 당시 사망자는 800명이라고 아프간 텔레반 당국은 발표했지만 이후 사망자는 1411명으로 늘어났다. 현재까지 주택 5400채가 파손됐고, 3100명이 넘게 부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붕괴된 건물에서 계속 사신들을 발굴하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쿠나르주에서는 3개 마을이 완전히 파괴되고 6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AFP 통신은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한 아프간 동부 일대가 이번 지진으로 초토화됐다고 전했다.
아프간 당국은 지진 현장에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수색 작업 중이지만 험준한 산악 지형과 악천후 탓에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접근은 커녕 통신망이 끊긴 지역이 있는 데다 아직 실종자도 많아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에산울라 에산 쿠나르주 재난관리국장은 산악 지대 좁은 도로에 차량을 진입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며 잔해 제거용 중장비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피해가 심각한 4개 마을에서 구조 작업을 했고, 이제 더 외딴 산악 지역으로 접근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잔해 밑에 얼마나 많은 실종자가 있을지 정확히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케이트 매리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담당관도 "이번 지진 발생 지역에서는 지난 하루 이틀 동안 폭우까지 내려 산사태 위험도 상당히 크다"며 "많은 도로도 끊겼다"라고 전했다.
아프간의 인프라와 경제 상황이 열악해 피해 복구도 여의치 않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14만5000달러(약 2억원)를 일단 지진 복구비로 배정했지만 이번 피해가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라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1만2000명이 넘는다"며 "지진 전부터 취약한 보건 시스템으로 인해 외부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원에 가장 먼저 나선 국가는 영국과 인도 등이다. 영국 외무부는 탈레반 정권이 아닌 유엔인구기금(UNFPA)과 국제적십자사(IFRC)를 통해 100만 파운드(약 18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인도 외무부는 대피용 텐트 1000개를 아프간에 전달했으며 쿠나르주로 식량 15톤을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아프간에 구조대를 파견하고 식량, 의약품, 텐트 등 긴급 지원 물품도 보냈다. 중국 외교부는 아프간이 필요하면 가능한 한 범위 내에서 재난 구호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며 러시아도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4시 59분경 첫 지진 진원지 인근에서 규모 5.2 지진이 또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두번째 지진 진원지는 잘랄라바드에서 북동쪽으로 34㎞ 떨어진 곳이다. 이날 지진으로 인한 추가 인명 피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