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이민 당국이 급습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불법체류자로 체포·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00명 가운데 현대자동차 직원은 1명도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단속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피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인 'HL-GA 배터리 공장'에서 미국 현행법 위반으로 체포된 300명의 한국인 가운데 46명은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고, 현대자동차가 직접 고용한 직원은 1명도 없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업체와 DSK 메카닉, LG CNS 직원들이 2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두 기업의 합작법인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임직원만 구금을 피하자 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현대차가 연방수사국으로부터 단속을 사전통보받고 대비했다는 '사전 인지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게시자는 "일 터지기 전에 현대에 FBI가 경고를 했다"며 "아침일찍 현대차 관계자들도 출근해서 현장을 돌다가 갑자기 다 같이 사라졌다"고 적었다. 이어 "라인 투어가 예정됐던 현대차 부사장의 일정이 밀렸다는 연락이 오더니 이민 당국이 총을 들고 현장수색 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측에서 단속 일정을 미리 알고 LG엔솔 측에도 알렸지만, 이를 심각히 받아들이지 않아 LG엔솔 임직원만 현장 체포됐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현대차는 조지아 공장 건설 당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을 경험한 적이 있어 피했지만, LG엔솔은 그냥 출근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 설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는 없다. 이에 대해 현대차와 LG엔솔 관계자도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단속은 어떤 경고도 없이 벌어진 일이었으며, 이는 미국 행정부 측에서도 사전고지가 없었다고 밝혔다"며 "애초에 단속을 알고 있었다면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민 당국에 급습 당한 곳이 '배터리' 공장이라는 점에서 현대차 임직원이 없던 건 당연하다는 주장도 있다. 비록 공장의 합작투자사로써 현대차도 참여했지만, 이번 프로젝트가 배터리 공장 건설인 만큼, 배터리 생산전문 인력과 시공관리 인력이 LG엔솔과 공장건설 업체 중심으로 배치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조지아주 'HL-GA 배터리' 공장은 지난 2023년 착공해 현재 대부분 공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태로, 준공을 앞두고 내부 구성이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보니 현장에는 하도급 건설사와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주로 마감 공정에 투입됐던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들은 는 "배터리 공장은 현대차 임직원이 갈 일이 없다"고 말했고, LG엔솔 관계자도 "배터리 공장은 LG엔솔 주관으로 건설하기 때문에 현대차 직원이 현장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구금된 한국인들을 상대로 영사 면담을 진행해 한미간 석방 교섭을 마무리했다.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전세기를 통해 이번주 내로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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