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하는 국가와 기업 '국제범죄'로 처벌 추진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4 07:01:02
  • -
  • +
  • 인쇄
비정부기구 '스톱 에코사이드' 법초안 공개
올 12월 ICC 회원국 연례회의에서 결정될듯

환경을 파괴하면 국제법으로 처벌될 날이 머지 않았다.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설립된 비정부기구인 '스톱 에코사이드'(Stop Ecocide)는 환경파괴를 국제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에코사이드'(ecocide)에 대한 법 초안을 지난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 파생된 에코사이드는 '우리 집을 죽이는 것'이라는 의미로, 지구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스톱 에코사이드는 환경운동가와 변호사, 인권운동가들이 설립한 비정부기구로, 2017년부터 '에코사이드'를 국제범죄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스톱 에코사이드는 공개한 법 초안을 통해 에코사이드를 '환경에 심각하고 광범위하거나 장기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행동인데도 이를 불법 혹은 고의적으로 저지른 행위'로 정의했다.

현재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기소할 수 있는 국제범죄는 △전쟁 범죄 △반인도적 범죄 △집단 살해 △침략 범죄 등 4가지다. 스톱 에코사이드는 여기에 '환경범죄'를 추가시켜 국제형사재판소가 환경을 파괴하는 국가나 기업 등을 기소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제변호사이자 스톱 에코사이드의 공동의장인 필립 샌즈(Philippe Sands)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 교수는 "현재 4가지 국제범죄는 모두 인간의 복지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에코사이드는 환경을 국제법 중심에 두는 비인간 중심의 새로운 접근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 외교적 그리고 합법적인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12명의 '스톱 에코사이드' 패널이 서명한 '에코사이드'의 법 초안


스톱 에코사이드의 또다른 공동의장인 디올 폴 소우(Dior Fall Sow) UN법무관은 "매우 심각하고 지속적인 환경피해로 전세계가 위협받고 있고,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에코사이드의 정의는 지구의 안전이 국제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다른 기업이 저지른 환경 파괴의 영향을 받는 섬 개발 도상국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벨기에, 핀란드, 스페인, 캐나다, 룩셈부르크, 유럽​연합과 같은 가까운 미국 동맹국 의원들도 에코사이드를 국제범죄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에코사이드를 '생태적 재난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행동'이라고 언급하면서, 로마 가톨릭 신자들에게 "환경파괴를 국제범죄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에코사이드'가 국제범죄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절차가 필요하다. 첫번째 국제형사재판소(ICC) 회원국 중 한곳이 공식적으로 에코사이드 범죄를 제안해야 한다. 현재 회원국은 123개국이다. 두번째 제안된 법안이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오는 12월 개최되는 ICC 연례회의에서 각국은 이를 놓고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에코사이드'는 국제범죄로 채택된다.

스톱 에코사이드의 패널인 케이트 매킨토시 전 ICC 판사는 "우리를 지지하는 회원국들에 힘입어 에코사이드가 국제법으로 채택되기 위한 심의단계를 거치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이미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시민사회와 회원국 의원들의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1년째 오염물질 그대로"...시민단체,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중단' 촉구

용산 반환기지가 용산어린이정원으로 개방된지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토양내 납, 비소, 수은 등 오염물질이 정화되지 않고 있어 개방을 중단하고 오

탄소발자국 반영한 행복지수…한국 76위, 1인당 탄소배출량 '심각'

국가별 탄소 배출량을 고려한 행복지수 순위에서 한국이 147개국 중 76위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3일 기후·에너지 분야 커뮤니케이션 전

포카리스웨트 '무라벨' 나온다..."플라스틱 年 1.7만kg 절감 기대"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도 무라벨 제품이 나온다.동아오츠카는 겉면에 부착된 라벨을 제거해 비닐 사용량을 줄이고, 페트 재활용 효율을 높인 라벨프

환경정책 성과 어땠나…환경부 '2023 환경백서' 발간

환경부가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 등 지난해 추진한 각종 환경정책의 성과와 올해 추진계획을 정리한 '2023 환경백서'를 3일 발간한다고 2일 밝혔다.1982

글로벌 시장은 발빠르게 움직이는데...핵심 쏙 빠진 'K-기후공시'

국내 상장기업에게 부과되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초안이 공개됐지만, 도입시기와 공시형식 그리고 스코프3 의무화 여부 등 중요한 사안이 쏙 빠져

롯데웰푸드, ESG 스타트업 발굴한다...'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손잡고 유망 스타트업 발굴·육성을 위한 'B.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 2024' 참가기업

TECH

+

LIFE

+

순환경제

+

Start-u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