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 오르나...브라질 90년만 가뭄과 서리로 생산량 '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8-23 20:18:52
  • -
  • +
  • 인쇄
7월 이상한파로 생산량 급감...원두가격 상승
기후변화로 쌀, 목재, 초콜릿 공급도 차질예상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커피원두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이 마시는 커피값도 오를 조짐이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은 올해 90년만에 찾아온 역대급 가뭄과 30년만에 찾아온 한파를 차례로 겪으면서 커피원두 생산량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브라질은 지난 7월 20일 서리가 내리면서 원두 생산량이 60킬로그램(kg)짜리 포대 5500만개로 쪼그라들었다. 2020년 원두 생산량은 60kg 포대 7000만개였다.

생산량 감소는 즉각 가격에 영향을 미치면서 7월 넷째주 뉴욕의 커피원두 가격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파운드당 2달러 이상 치솟았다.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20% 가까이 뛰어올랐고, 이후 10% 더 상승했다. 이같은 원두값 인상폭은 지난해에 2배에 달하고, 6년반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에 내린 서리가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서리는 15만~20만 헥타르의 경작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브라질 전체 아라비카 커피 경작지의 약 11%에 해당한다.
 
커피협동조합 미나술(Minasul)의 기술담당 아드리아노 데 레젠데는 "작물의 20%~30%가 이례적인 추위에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미나술의 사장 호세 마르코스 라파엘 마갈하이스는 이번 추위로 9억7150만달러~11억7000만달러의 손실을 예상했다. 마갈하이스는 "농작물의 대부분이 생산능력을 잃었다"며 "새로 심을 커피 묘목도 상당수 추위에 피해를 입어 회복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커피는 열대성 작물인 탓에 5°C 이하의 저온에서 성장성이 저하된다. 영하 3°C 이하로 떨어지면 커피나무가 완전히 고엽화되어 죽는다. 아라비카는 스타벅스, 네슬레 등 대형 커피회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원두 종류로 특히 추위에 약하다.

영국 큐왕립식물원에서 커피를 연구하고 있는 애런 데이비스 박사는 "이번처럼 가뭄이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서리가 내린 경우는 특히 치명적"이라며 "가뭄으로 이미 시든 나뭇잎은 낮은 기온과 서리에 더 취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서리에 노출된 커피나무는 회복되는데 1~2년 걸리지만, 커피나무가 아예 죽어서 묘목으로 대체해야 할 경우 제대로 된 작물을 얻는데 4~5년이 걸리고 생산량을 회복하는데 최대 7년이 걸릴 수 있다.
 
기후변화는 커피뿐 아니라 목재와 초콜릿, 쌀 등 주요 원자재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반구 전역은 사계절 내내 이례적으로 기상이변에 시달리면서 농산물 생산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코로나19 팬데믹보다 글로벌 공급망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슬론경영대학원의 경영학과 교수이자 슬론 지속가능성계획의 공동책임자인 존 스터먼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이상기후, 산불, 가뭄, 허리케인, 수확량 감소, 물 부족, 강제 이주, 정치적 불안 등 기후변화로 인한 혼란은 기업의 공급망뿐만 아니라 금융 및 서비스 부문에서도 엄청난 악재"라고 말했다.
 
지속가능성 컨소시엄의 과학 및 연구 응용 프로그램 수석 책임자 크리스티 슬레이는 "농업과 임업, 기술 분야를 막론하고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한 분야는 없다"고 경고하며 "기업이 이같은 위협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은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