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성공적인 첫 발사…우주 향한 '한국의 꿈' 한걸음 남았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1 18: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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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했던 700km 고도 안착 성공
위성 모사체 궤도 진입 실패…과제로 남아
▲ 누리호 발사 순간. (사진=연합뉴스)

'우주 강국 한국'의 꿈에 한발자국 더 다가섰다.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첫 시도만에 성공적으로 발사, 목표로 했던 700km 고도에 도달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다만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에는 실패, 과제도 안게 됐다.


21일 오후 5시 카운트다운을 마친 누리호는 붉은 불꽃과 하얀 수증기를 분사하면서 힘차게 우주로 향했다. 발사 준비 과정에서 점검이 필요해 당초 발사 예정인 4시보다 한시간 늦게 쏘아졌다.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 누리호는 순조롭게 1단, 2단, 그리고 페어링까지 분리가 이뤄졌다. 남은 것은 위성 모사체를 원했던 궤도에 올려놓느냐였다.

발사 후 약 한시간 정도의 초조한 시간이 흐른 뒤,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브리핑은 환호와 아쉬움을 갖게 했다. 6시 11분 열린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이라며 "누리호가 목표에 완벽히 이르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첫 시도만에 700km 고도에 올려보낸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이날 누리호 발사를 90% 성공이라고 평가하면서, 위성 궤도 안착 실패에 대해서는 "마지막 순간 속도를 유지하지 못했거나 다른 이유로 궤도가 틀어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항공우주원은 공식 입장을 내고 "3단에 장착된 7톤급 액체엔진이 목표된 521초 동안 연소 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되었다"며 "이로 인해 고도 700km의 목표에는 도달했지만 위성이 안착하기 위해 필요한 7.5km/s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누리호와 나로호 무엇이 다른가


누리호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우주 발사체다. 이전에 발사한 나로호의 경우 2단 로켓은 국내 기술로 개발했지만 1단 로켓은 러시아제 로켓을 들여와 조립만 한 것이라 완전한 국내 기술이라고 보기 어렵다. 반면 누리호는 1단, 2단 3단 로켓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엔진까지 모두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

크기에 있어서도 나로호를 압도한다. 나로호는 2단으로 구성돼 있고 길이 33.5미터, 중량 140톤인 반면, 누리호는 3단 구성에 길이는 47.2미터, 200톤에 달한다. 이러한 크기로 인해 누리호의 탑재 중량은 나로호의 15배인 1.5톤에 달한다. 이는 올해 3월에 발사한 아리랑5호 실용위성을 (무게 1.4톤) 우주로 실어보낼 수 있는 탑재 중량이다. 따라서 이번 발사는 앞으로 우리가 만든 위성을 국내 발사체로 쏘아 올리는 단계의 첫 발을 뗀 것이다.

▲발사대에서 발사를 기다리고 있는 누리호.(사진=연합뉴스)



◇험난했던 누리호 개발과정


누리호는 11년동안 총 3단계에 걸쳐 개발됐다. 1단계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2015년까지 진행된 1단계에서는 엑체로켓엔진 시험설비 구축과 2, 3단에 쓰이는 7톤급엔진 개발을 진행했다. 2019년까지 실시된 2단계에서는 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성능검증용 시험발사체를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내년 5월까지 예정된 마지막 단계에서는 1단 엔진 클러스터 제작을 마치고 3단형 발사체 개발 및 2차례에 걸친 실제 발사를 시행한다.

이번 발사는 2번의 시험 발사 중 첫 번째 발사로 실제 위성을 탑재하고 발사할 예정인 2차 발사와는 달리 모형을 탑재한다. 이는 이번 발사의 목적이 위성 시험이 아닌 발사체 실증 시험이기 때문이다.

누리호 개발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항공우주기술은 각 나라의 최우선 기밀이다 보니 타국의 도움 없이 오롯히 우리 손으로 개발해야 했다. 단 2개의 부품 불량으로 발사가 당초 올해 2월로 예정된 1차 발사가 8개월이나 연기되기도 했다.


◇누리호 발사 의미는


비록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누리호 발사의 의의는 결코 적지 않다. 먼저 우리나라가 앞으로의 우주경쟁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는데 있다. 우주개발에는 자국의 발사체를 자국이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난 5월 우리나라가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하면서 한국의 우주개발이 한 발짝 진전했다는 평이지만 자국의 발사체가 없다는 것은 그동안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이번 발사는 한국이 타국의 발사체가 아닌 자국 기술로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타국의 발사체를 빌려서 위성을 발사해왔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이미 검증된 타국의 발사체를 이용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훨씬 절감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군사위성등 안보적으로 민감한 위성의 경우 기밀 유출등을 이유로 타국에 위탁하기 어렵다. 실제 국방부는 누리호를 계기로 "한국형 GPS인 KPS를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주탐사 프로젝트을 더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며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를 이용해 달 착륙에 성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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