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따른 '물 부족 현상' 가장 먼저 직면할 도시는?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8 15:08:43
  • -
  • +
  • 인쇄
英 크리스천 에이드, 런던 베이징 시드니 등 꼽아


베이징, 런던, 시드니, 상파울루, 피닉스 등.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물 부족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특히 위험에 큰 도시 10곳이 지목됐다.

영국의 자선 단체 크리스천 에이드(Christian Aid)는 '초토화 - 가뭄이 세계 10개 도시에 미치는 영향' 5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물 부족 위험에 놓여있는 도시 10곳을 발표했다. 이 도시들 중 대부분은 지구온난화로 과거에 한차례 물 부족을 겪었고 앞으로 그 빈도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런던 △짐바브웨 하라레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미국 피닉스 △인도 뉴델리  △브라질 상파울루  △중국 베이징 △아프가니스탄 카불  △호주 시드니 △이집트 카이로가 기후위기로 인해 물 공급에 가장 타격을 받을 도시로 선정됐다. 

우선 보고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해 영국 런던·남동부가 물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4℃ 오른다면 런던 시민들이 마실 수 있는 물이 고갈될 것"이라며 "심지어 영국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물 부족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영국 환경청 최고책임자인 제임스 베번(James Bevan)은 25년내 영국 런던과 영국의 남동부가 물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2019년에 경고한 바 있다.

아프리카에 위치한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는 2019년 1년동안 가뭄으로 수돗물이 끊겼었다. 시민들은 오염된 물을 마셨고 그로 인해 장티푸스가 발생했다.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로 2019년 가뭄보다 극심해지면서 앞으로 비슷한 물 고갈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물 부족으로 더 많은 질병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하라레에 거주하는 자넷 지루고(Janet Zirugo)는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갈수록 가뭄이 심해지고 비가 내리는 빈도가 줄어 먹을 것이 너무 부족한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위험에 직면하는 또 다른 도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이다. 2018년 케이프타운 시의회는 '물 사용 제한' 조치를 내렸다. 가구 당 하루에 50리터의 물만 사용할 수 있었다. 50리터는 욕조 하나를 가득 채우는 양이다. 보고서는 "기온이 올라가면 1971~2000년과 비교해 2100년에 지표수 공급이 20%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사막도시' 피닉스는 약 320km 떨어진 콜로라도 강(Colorado River)에서 물을 끌어온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로 19년 동안 이어진 가뭄은 콜로라도 강의 수위를 현저히 낮췄다"며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결국 지하수도 뚫어야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68년 안에 콜로라도 강의 물 양이 35~50%로 줄어들 것"이라며 "피닉스는 다가오는 수십년 안에 심각한 물 부족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역시 물부족 국가 중 하나이다. 지난 3월 인도는 122년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경험했고 평년보다 강수량이 4분의 1로 줄었다. 보고서는 "이미 인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온상승과 도시로 이주하는 인구증가로 인해 정부가 식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기후변화가 이를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2030년까지 인도의 도시인구는 6억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고서는 또 "지구 온도 상승으로 인한 물 부족이 국가의 에너지 시스템도 위협한다"며 "예로 브라질 에너지 믹스의 70%는 수력발전에서 나온다"고 했다. 브라질 상파울루는 2015년에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2200만명의 20일치 물만 남아있었다. 지난해 브라질 광업에너지부 장관 벤투 아우부케르키(Bento Albuquerque)는 "브라질은 91년동안 가장 큰 물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며 "기후변화가 악화됨에 따라 브라질의 전력부문에 위협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과 아프가니스탄 카불 등도 마찬가지다. 크리스천 에이드는 "전문가들은 중국이 발전된 상하수도 시설을 갖췄음에도 기후위기로 인한 물 부족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마찬가지로 도시인구의 85%가 얕고 오염된 우물에 의존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도 기후위기로 이 물마저도 부족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아니아에 위치한 호주도 평균기온 상승으로 2017~2020년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시드니에 대부분의 물을 공급하는 저수지의 물의 양이 절반으로 줄었다. 보고서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물 전략 초안에서 '미래 기후 위험으로 인해 기존의 물 공급 방식만으로는 물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했다"며 "결국 호주 정부가 재활용 폐수와 같이 강우량과 무관한 물 자원에 투자하지 않으면 다음 가뭄 때는 저수지에 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이집트의 농업, 산업, 그리고 가정 물 소비는 이미 나일강의 공급을 넘어섰다"며 "이로 인해 나일강의 상류에 위치한 수단, 에티오피아와 강을 두고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로 나일강의 수위가 낮아진다면 수단과 에티오피아에서 부족해진 물을 보관하기 위해 댐을 설치하게 되고 하류에 위치한 이집트가 이를 문제삼을 것이라는 뜻이다.

한편 보고서는 "10개 도시 외에도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더 많은 도시들이 물 고갈 사태에 처하게 될 것이다"라며 "세계 각국의 정부가 물 부족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안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