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맞서는 밀…폭염·가뭄 견디는 품종 나왔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5 17:33:39
  • -
  • +
  • 인쇄
야생 밀 교배종 '야발(Jabal)' 개발
기존 밀보다 생존력·수확량 뛰어나
▲폭염·가뭄 저항성 뛰어난 '야발(Jabal)' 품종. 기존 듀럼밀과 야생 밀을 교배해 탄생했다. (사진=Michael Major/Crop Trust)

기후위기에 맞서 폭염·가뭄저항성이 우수한 밀 품종이 개발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국제비영리단체 크롭트러스트(Crop Trust)가 주관하는 야생근연종프로젝트에서 가뭄저항성이 뛰어난 새로운 듀럼밀 품종이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듀럼밀은 파스타, 피자 등의 원료로 쓰이는 종으로 아랍어로 '산'을 뜻하는 '야발(Jabal)' 품종은 시리아의 건조지역에서 온 야생 밀과 상업용 듀럼밀을 교배해 탄생한 것이다.

해당 품종은 약 3년 내로 모로코를 중심으로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모로코는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곡물생산량이 70%나 감소한 지역이다.

가뭄피해지역의 사육자와 농부들은 2017년~2021년 사이 수많은 듀럼밀 품종을 심었지만 실패했으며 유일하게 이번 야발 품종이 곡물 생산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수확량 또한 증가했다. 필리포 바시(Filippo Bassi) 레바논 국제건조지역농업연구센터(ICARDA) 듀럼밀육종프로그램의 선임연구원은 "가뭄으로 다른 모든 품종들이 파괴되는 상황에서 이 품종만은 튼튼하게 서 있었다"고 묘사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소비되는 곡물인 밀은 남극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재배되며 수십억 인구의 식량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생물다양성 손실과 가뭄, 폭염, 홍수와 같은 이상기후로 흉작이 거듭되며 밀 가격이 상승하고 세계 여러 지역에서 식량불안정이 발생했다. 더욱이 주요 밀 수출국이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전쟁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세계 최대 곡물생산국 중 하나인 캐나다에 전례 없는 광범위한 가뭄·폭염이 이어지고 또 몇 달 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자 듀럼밀 가격이 90%나 치솟았다. 지난 세기에 걸쳐 유전적으로 유사한 고수익 밀 품종 의존성 증가로 품종의 다양성이 사라진 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재해 및 병원체의 출현에 맞서 새로운 밀 품종을 재배하는 데는 수년씩 걸린다. 게다가 야생 근연종은 폭염, 가뭄, 홍수 및 척박한 토양과 같은 거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에서 진화해 상업용 작물보다 회복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식물재배업자들이 녹색혁명 이후 수확량, 균일성, 이익을 위해 소외됐던 유전적 다양성을 위해 야생 및 기타 잊힌 품종을 찾는 일이 늘고 있다.

이에 '지속가능한 식량시스템 전문가패널(IPES)'은 식량시스템의 회복력을 구축하려면 유전적 다양성 외에도 농부가 주도하는 계획의 증가와 농장 및 자연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팻 무니(Pat Mooney) 농업생명공학전문가는 "농민들이 7000여 종의 농작물을 길들였고 210만 종 이상의 식물품종을 국제 유전자은행에 기증했지만 이러한 노력으로 얻은 수익의 대부분은 4~5곳의 국제 종자기업들이 독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발이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는 농부들의 다자간 협력으로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시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오폐수 무단방류로 고발

포스코이앤씨가 오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광명시로부터 고발당했다.경기도 광명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원광명지하차도 터파기 과정에

'온실가스 배출권' 24일부터 증권사에서 주식처럼 거래

24일부터 '온실가스 배출권'을 증권사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지금까지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한국거래소를 통해 배출권을 직접

하나금융, 금융권 최초 '2024 지속가능성 KSSB 보고서' 발간

하나금융그룹은 지속가능성 의무공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 최초로 '2024 지속가능성 KSSB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4일 밝혔다.이번 보고서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기후/환경

+

[날씨]"마스크 챙기세요"...전국 비·눈에 미세먼지까지 '나쁨'

25일 미세먼지로 서울을 포함한 중부·호남권의 대기질이 나쁘겠다.현재 국외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되며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호남은 미세먼

올겨울 해수온 상승에 덜 춥다...때때로 '한파·폭설'

올겨울은 해수온 상승에 영향을 받아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추위가 덜하겠지만 때때로 강력한 한파와 폭설이 찾아올 수 있겠다.24일 기상청이 발표

지금도 난리인데...2100년 '극한호우' 41% 더 강력

탄소배출이 계속 늘어나면 2100년에 '극한호우'가 41%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미국 텍사스A&M대학교 핑 창 박사연구팀은 기존 기후모델보다 4

美 민간 기후데이터 시장 '세력확장'...정부 관련조직 축소탓

미국 정부가 기후관련 예산과 조직을 대폭 축소하면서, 민간 기후데이터 기업들이 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22일(현지시간) 글로벌 분

4만년 잠들었던 알래스카 미생물 '부활'…기후위기 '새 변수'

알래스카 영구동토층에서 4만년간 잠들어있던 미생물이 온난화로 인해 되살아나면서 기후위기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22일(현지

[COP30] 화석연료에 산림벌채 종식 로드맵도 빠졌다

브라질 벨렝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폐막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최종 합의문에는 화석연료뿐만 아니라 산림벌채 종식에 대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