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치료제 효율 높인다"…뇌에 치료제 전달하는 기술개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0 13:56:54
  • -
  • +
  • 인쇄
▲인공 혈액-뇌 장벽 칩을 활용한 혈액-뇌 장벽 투과 압타머 개발 모식도(사진=유니스트)

국내 연구진이 뇌 질환 치료제 전달을 방해하던 '혈액-뇌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20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태은, 주진명 교수 연구팀은 뇌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혈액-뇌 장벽 투과 압타머'(Aptame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은 중추신경계통(CNS)의 평형을 조절하는 생체 장벽으로 뇌 기능에 필요한 물질만 출입을 허용하고 외부물질의 침입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뇌 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까지 통제돼 치료에 큰 걸림돌이 돼왔다.

현재 뇌 질환 치료제 전달을 위한 방법으로 '트로이 목마 전략'이 주로 이용된다. 뇌혈관 내피세포에 발현된 수용체나 운송 단백질 표적분자를 약물에 도입해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는 세포에 약물을 흡수시켜 뇌로 유입되도록 한다.

최근 이런 표적분자 중 하나로 '압타머'가 주목받고 있다. 압타머는 압타머는 3차원 구조의 짧은 뉴클레오타이드 가닥으로 표적하는 세포 또는 생체 조직에 높은 결합력을 가지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 작은 크기, 낮은 면역 반응성 등 여러 이점이 있다.

기존에도 생체외 모델 또는 동물 모델의 압타머가 개발됐지만 실제 생체 기능을 구현하지 못하는 점과 종간 차이로 인해 효과적인 뇌 표적분자 개발이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니스트 연구팀은 직접 개발한 '인공 혈액-뇌 장벽 칩'을 활용해 혈액-뇌 장벽을 투과하는 압타머와 이를 이용한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칩은 역분화줄기세포에서 유래된 뇌혈관 내피세포를 사용해 혈관을 모사하는 채널과 별아교세포와 혈관주위세포를 함께 배양하는 채널 2가지로 이뤄져 있다. 이를 통해 모사된 뇌 환경에는 생체와 같은 수준의 장벽을 가지며, 혈액과 같은 유체의 흐름까지 모사해 실제 생체 환경에 효과적인 압타머를 선별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제작된 혈액-뇌 장벽의 혈관에 무작위 서열의 압타머를 넣고 뇌 내부로 전달되는 압타머를 선정하는 과정을 반복해 투과 효율이 높은 압타머를 선별했다. 이렇게 선별된 압타머 'hBS01'은 다른 압타머에 비해 2~3배 높은 투과 효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hBS01을 무작위 압타머와 비교했을 때, 뇌 혈관세포 모델에서만 특이적으로 높은 흡수율 및 투과 효율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뇌의 주요 구성 세포에서도 높은 투과 효율을 보였다"며 "이는 치매와 뇌종양 등 뇌관련 질환의 치료제 개발은 물론, 혈액-뇌 장벽 투과 제약으로 인해 임상 시험에 실패한 다양한 약물 후보군의 뇌 내 전달 효율 향상을 위한 전략으로써 활용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논문 제 1저자인 최정원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뇌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며 "여러 인공 장기 칩을 활용한다면 다양한 장기 표적 약물 전달체 개발에 더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지원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또 나노과학분야 저명학술지인 ACS NANO 저널에 4월 17일 온라인 개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대주·ESG경영개발원, ESG 컨설팅·공시 '협력'

대주회계법인과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ESRS·ISSB 등 국제공시 표준 기반 통합 컨설팅 서비스 공동개발에 나선다.양사는 14일 ESG 전략·공시&mi

JYP, 美 타임지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

JYP엔터테인먼트가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 최고의 지속가능 성장기업' 세계 1위에 올랐다.JYP는 미국 주간지 타임과 독일 시장분석기업 스태티스타가

우리은행, 1500억 녹색채권 발행…녹색금융 지원 확대

우리은행이 1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며 친환경 분야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우리은행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

"페트병 모아 사육곰 구한다"...수퍼빈, 곰 구출 프로젝트 동참

AI 기후테크기업 수퍼빈이 이달 1일 녹색연합과 함께 사육곰 구출프로젝트 '곰 이삿짐센터'를 시작하며,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 기

아름다운가게, 돌봄 공백에 놓은 아동·청소년 돕는다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재단법인 서울시복지재단, 사단법인 피스모모와 함께 13일 협약식을 갖고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연결 및 지원사업-함께

LG CNS 'LG ESG 인텔리전스' ASOCIO 어워드 ESG 수상

LG CNS가 자체 개발한 ESG 데이터 플랫폼 'LG ESG 인텔리전스'로 국제적 권위가 있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정보산업기구(ASOCIO) 어워드에서 'ESG 부문'을

기후/환경

+

41℃ 끓는 아마존강...분홍돌고래 '줄폐사’

폭염으로 아마존강 수온이 무려 41℃까지 치솟으면서 멸종위기종인 분홍돌고래를 비롯한 생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최근 발표된 마미라우아지속가능

[COP30] 다국가 연합, 화석연료 퇴출 ‘로드맵’ 공식 제안

COP30에서 각국이 화석연료 감축을 위한 국제 로드맵 마련을 공식 제안했다.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

조류도감 덮친 남대서양 '비상'...코끼리물범 절반 '떼죽음'

남대서양의 코끼리물범 절반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BAS)은 "현지 조사 결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대형

[COP30] 성별의 정의 둘러싼 논쟁에...여성 지원계획 좌초 위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채택될 '젠더 행동계획'을 앞두고 일부 국가가 '젠더' 정의에 이견을 제기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태양광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연료로?...'인공 광촉매' 개발

태양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인수일 에너지공학과 교수연구팀

[주말날씨] 맑고 온화한 가을...17일부터 기온 '뚝'

이번 주말은 대체로 맑고 온화한 늦가을 날씨를 보이겠다. 당분간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아침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