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도 '소똥구리' 살리기...생태계 복원 위해 60마리 방사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2 11:46:51
  • -
  • +
  • 인쇄
▲프랑스 남서부 에탕 드 쿠소 보호구역에 방사되는 소똥구리. 소똥구리는 분해 및 종자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리와일딩유럽)


프랑스의 한 비영리단체가 지역에서 완전히 사라진 '소똥구리'를 지역 생태계 복원을 위해 다른 지역에서 들여와 방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유럽 비영리단체 '리와일딩유럽'(Rewilding Europe)은 최근 소똥구리 약 60마리를 프랑스 가스코뉴 지역의 에탕 드 쿠소 습지 자연보호구역에 방사했다. 이들은 소똥구리가 지역 생태계 기능을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방사된 소똥구리는 식별을 위해 마커펜으로 등에 녹색 점으로 표시했다. 이 소똥구리들은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서 들여온 종(scarabaeus laticollis)으로 최대 2년까지 살고 애벌레를 배설물 덩어리에 낳는다.

리와일딩유럽은 소똥구리 무리 중 한 쌍이 방사 직후 짝짓기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는 소똥구리가 에탕 드 쿠소 지역에 자리잡을 수 있는 신호로 해석했다.

▲방사되는 소똥구리는 식별을 위해 마커펜으로 등에 녹색 점을 표시했다. (사진=리와일딩유럽)

프랑스 가스코뉴 지역의 소똥구리는 1960년대 야생 소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크리스텔 샤를릭스(Christelle Charlaix) 에탕 드 쿠소 자연보호구역 부소장은 "전세계적으로 농축산업이 집약화하고 산업에 쓰이는 구충제가 폐기물로 누출되면서 소똥구리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이 지역 소에는 약물을 쓰지 않는다"며 "소에게 기생충이 있어도 이는 생명주기와 생물다양성의 일부"라고 말했다.

소똥구리는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5000종 이상이 발견된다. 모든 소똥구리가 배설물을 공 모양으로 만들어 굴리는 습성을 가진 것은 아니다. 어떤 종은 똥 속에 터널을 파는가 하면, 다른 소똥구리가 만든 똥 경단을 훔치거나 아예 배설물 위에 사는 종도 있다. 이들은 생태계에서 분해 및 종자분산 역할을 해 핵심종으로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소똥구리'는 우리나라에서도 사실상 멸종됐다. 지난달 25일 국립생물자연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소똥구리' 1종은 '지역절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절멸이란 '지역 내 잠재적 번식능력을 가진 마지막 개체가 죽거나 지역 내 야생에서 사라져 버렸다는 점을 의심할 이유가 없는 경우'를 뜻한다.

소똥구리는 원래 농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서식지 훼손과 합성사료 속 화학물질에 노출되면서 개체수가 줄어 1970년대 이후 멸종 판정을 받았다. 현재 국내에 있는 소똥구리는 자연복원을 위해 국립생태원이 몽골에서 들여와 번식시키고 있는 것이 전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