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 플라스틱 돌파구 마련되나...15℃서 분해하는 미생물 발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1 14:50:05
  • -
  • +
  • 인쇄
알프스·극지 쓰레기더미서 찾은 세균·곰팡이
4~20℃서 생분해…"비용·환경부담 덜어줄 것"


15℃ 저온조건에서 생분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발견돼 생분해 플라스틱 재활용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 연방 산림·눈·지형연구소(WSL) 조엘 루티 박사 연구팀은 극지방 저온지대에서 플라스틱을 소화시키는 세균과 곰팡이류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알프스 고산지대, 그린란드, 스발바르 등지에 1년간 묻혀있던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집해 붙어있던 세균과 곰팡이류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세균류 19종과 곰팡이류 15종의 표본을 검출했다. 각각의 표본은 온도가 15℃로 유지된 채 빛이 차단된 공간에서 따로 배양됐다. 독립된 '균주'로 자라난 34종의 미생물들에게 연구팀은 3종류의 플라스틱을 제공해 소화가 가능한지 지켜봤다.

배양된 미생물들에게 투입된 플라스틱 재질은 폴리에틸렌(PE), 생분해성 폴리우레탄(PUR) 그리고 현재 상업화된 생분해성 플라스틱 종류인 PBAT와 PLA의 혼합물이다. 126일이 지나도록 PE를 분해한 균주는 없었다. 반면 생분해성 폴리우레탄(PUR)은 곰팡이 11종과 세균 8종, PBAT와 PLA의 혼합물은 곰팡이 14종과 세균 3종에 의해 분해됐다.

연구팀은 실제 실험을 진행한 온도조건은 15℃였지만, 4~20℃에서도 분해가 잘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저온조건에서 플라스틱 분해가 가능한 미생물들은 향후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플라스틱의 분자구조는 식물의 세포벽과 닮아 미생물들은 이를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어낸다. 이같은 특성을 활용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려는 시도들이 이어졌지만, 대개 30℃ 이상의 고온이 유지되는 별도의 퇴비화 시설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더 큰 비용과 에너지를 들여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고, 탄소중립에도 역행한다.

루티 박사는 "이번에 밝혀진 미생물들은 효소에 의한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비용과 환경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에 참여한 비트 프레이 박사는 "다음 과제는 균주들이 플라스틱 분해 효소를 뽑아내는 과정을 최적화해 다량의 단백질을 확보하고, 단백질의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 효소에 추가적인 수정을 가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10일(현지시간) '미생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Microbiology)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새벽배송 금지' 놓고 극과극 입장차...합리적 해법 나올까

최근 발생한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새벽배송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숨진 노동자는 극심한 업무강도에 시달린 것

"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

[손기원의 ESG 인사이드] 美캘리포니아 '기후공시 3법'의 위력

최근 글로벌 ESG 공시 지형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 규칙이 무력화됐고,

현대차그룹,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항만' 구축 참여

현대자동차그룹이 평택시 등과 함께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현대차그룹은 11일 평택 시청에서 현대차그룹 켄 라미레즈 에너지&수소 사업본부

현대백화점, 업사이클 옷 2000벌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

현대백화점이 업사이클 다운베스트 2000벌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했다.현대백화점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

"에어컨 물도 다시"...LG화학 리사이클 공모전서 초등학생 최우수상

한 초등학생이 에어컨 물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로 리사이클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LG화학은 지난 8월 주최한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

기후/환경

+

60℃까지 버틴다...고온에서 오히려 성장하는 식물의 원리

60℃ 기온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의 기전이 밝혀졌다.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연구팀은 데스밸리에 서식하는 '티데스트로미아 오블롱기폴리

녹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 제거하는 미생물 발견

산화철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을 제거하는 미생물이 발견됐다.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의 미생물학자 마크 무스만(Marc Mussmann)과 알렉산더 로이(Alexander

벼농사·태양광발전 동시에 했더니...수익 8배 늘었다

벼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동시에 진행한 논의 소득이 벼농사만 지은 것보다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

북극이 녹색으로..."기후변화로 지구 최북단에 녹지 생겨"

새하얀 북극이 기후변화로 인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극지연구소는 지구의 최북단인 북그린란드 북위 82도에서 급격히 진행 중인 녹화 현상과 토양

[COP30] 고함치고 격렬한 몸싸움...원주민 시위대와 경비원 충돌

유엔 기후총회에서 원주민과 비정부기구(NGO)로 구성된 시위대와 경비원이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12일 AP, AFP,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COP30] "트럼프는 침입종"...美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직격

차기 미국 민주당 대권주자로 유력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