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기후위기를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글을 올려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달말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농업같은 지구 표면에서 일어나는 일은 기후변화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기후변화의 위험은 탄소를 지하 깊은 곳에서 대기중으로 이동시키는 데서 압도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해당 트위터 글은 명백하게 거짓정보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업과 임업 및 기타 토지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0년~2019년까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3~21%를 차지했다. 또 이로 인해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2°C 상승했으며 극심한 이상기후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연구기관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Applied Systems Analysis)는 머스크 발언에 대해 "인간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은 의심할 여지없이 지구온난화를 일으켰다"고 즉각 반박했다. 미국 마노아 하와이대학교(University of Hawaii at Manoa)의 데이비드 호 박사도 "농업이나 목축업의 탄소배출량이 많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엘론 머스크는 음모론을 담은 글을 꾸준하게 트위터에 올리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1억4500만명에 달한다. 머스크는 지난 5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하고 싶은 말을 할 것이고, 그 결과로 손해를 본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트위터에 게시글을 계속 올리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문제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기후 부정론자들의 트위터 게시글이 눈에 띄게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를 알리는 활동가나 과학자가 사이버 불링에 시달리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허위정보에 반대하는 기후행동(Climate Action Against Disinformation)연구원 애비 리차드(Abbie Richards)는 "트위터에서 기후에 관한 가짜뉴스가 늘어났다"며 "2022년 7월경부터 기후 부정 용어가 포함된 트윗수가 1주당 약 3만건에서 약 11만 건으로 증가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같은 게시글에는 기후변화가 세계주의자들이 추진하는 사기라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
더구나 리트윗 등으로 게시물이 빠르게 공유되기 쉬운 트위터 특성상 게시글이 퍼지는 속도가 누가 옳은 말을 했느냐가 아니라 누구의 팔로워가 더 많냐로 좌지우지되고 있다. 가짜뉴스라고 할지라도 '화력'만 많으면 순식간에 퍼진다는 것이다.
줄리아 스타인버거(Julia Steinberger) 스위스 로잔대학교(University of Lausanne) 생태경제학 교수는 "나는 그동안 수만개의 가짜뉴스와 악플 계정을 차단했다"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상황은 확실히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스타인버거 교수는 "머스크를 기후 부정론자라고 말하자 수분 내에 수백 명의 악플이 달렸다"며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영향력 있는 기후 부정주의자 조던 피터슨(Jordan Peterson)이 나를 비판하기 전까지만 해도 악플을 감당할 수 있었다"며 "나는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가졌지만 피터슨의 팔로워는 400만명"고 했다.
한편 과학자들은 농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 WRI)의 식품 프로그램 기술책임자인 팀 서칭거(Tim Searchinger)는 "2050년 세계가 모든 인간 자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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