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1443㎞ 송유관 건설..."생태계 파괴와 기후위기 악화"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0 13:35:27
  • -
  • +
  • 인쇄

동아프리카에 건설중인 송유관으로 인해 아프리카의 생태계와 지역사회가 파괴될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제 비영리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HRW)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화석연료 기업 토탈에너지(TotalEnergies)가 건설중인 동아프리카 원유 송유관(EACOP)은 완공시 길이만 1443㎞로, 우간다 서부의 틸렌가 및 킹피셔 유전과 탄자니아 동부 인도양에 위치한 탕가 항구까지 이어진다. 토탈에너지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우간다, 탄자니아와 100억달러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 송유관이 국립공원 등 주요 생태계 보전지역을 지난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이 송유관 공사로 머치슨 폭포 국립공원과 머치슨 폭포-앨버트 델타 람사르 지역을 포함한 생태계가 교란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송유관의 파열, 부적절한 폐기물 처리 및 기타 오염은 토양과 물, 공기 및 이에 의존하는 생물종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 송유관이 3억7900만톤의 이산화탄소(CO2E)을 배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송유관은 우간다의 178개 마을과 탄자니아의 231개 마을을 통과할 예정인데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강제 이주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보고서는 "토탈에너지가 약속한 보상을 지급해주지 않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이주 보상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HRW는 "이로 인해 수천 명의 우간다 농민들이 심각한 가계 부채와 식량 불안, 학비 미납 등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둘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토탈에너지는 "올 5월까지 틸렝가 주민들에게 보상금의 97%를 지급했다"고 반박했다. 

더구나 이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현지주민들의 피해는 늘어나는 있다. 보고서는 "지연과 소통부족, 부적절한 보상 등으로 토지수용에 난항을 겪고 있어 주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 6월말 5개 기후단체들이 EACOP 사업과 관련해 토탈에너지를 파리민사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여서 법적분쟁까지 휘말려 있다.

이에 HRW는 "당장 쫓겨나지 않는다고 해도 농업 특성상 수년을 바라봐야 한다"며 "사업 지연으로 이주가 지연되고 있는 농민들은 땅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의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HRW는 "토탈에너지는 인권 기준에 부합하도록 보상 규모를 늘리고 생계 복구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