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유기 태양전지' 수명 50배 늘리는데 성공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9-07 10:35:04
  • -
  • +
  • 인쇄
▲왼쪽부터 이광희 교수, 김희주 교수, 이산성 박사과정생 (사진=GIST)

국내 연구진이 유기 태양전지 수명을 50배 늘리는데 성공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와 에너지융합대학원 김희주 교수연구팀은 유기 태양전지가 고온에서 성능이 감소하는 문제를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수명을 기존보다 약 50배 많은 1000시간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스스로 얇은 보호층을 형성하는 단분자를 활용해 추가적인 코팅 공정없이 유기 태양전지의 긴 수명을 확보했다. 유기 태양전지는 유기물 반도체를 광활성층으로 활용해 유연(flexible)하고 색상 조절이 가능하며, 투명해서 자동차 유리 및 건물 창문에도 활용될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유기 태양전지는 고온에서 성능이 감소하는 문제가 있는데, 열에 의해 유기물 분자들이 움직여 전하수송에 좋지 못한 형태로 변형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물의 화학적 구조를 바꿔 열에 의한 움직임을 억제하려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유기 태양전지에 전자수송층으로 널리 사용되는 산화아연은 그 표면에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있는 성분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고온 환경에서 산화아연과 광활성 층의 계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열화에 관한 연구는 지금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오비트랩/비행시간차 혼성 이차이온 질량분석기(Orbitrap/TOF Hybrid SIMS)를 통해 단분자 유기물 반도체가 산화아연 표면에 존재하는 불순물과 반응할 때 손상되는 현상과 단분자 유기물의 유동성이 커질수록 그 손상이 더 많이 발생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극성과 휘발성을 가지는 단분자 유기물인 5-Methyl-1H-benzotriazole(이하 M-BT)을 광활성 층 용액에 혼합해 광활성 층 코팅시 산화아연 표면에 단분자 유기물이 자기조립(self-assembly) 되어 표면 불순물 제거 및 보호층을 형성하도록 했다.

서로 다른 유동성을 가지는 세 종류의 단분자 유기물 반도체(Y6, L8BO, DTY6) 중 유동성이 큰 단분자(DTY6)를 사용한 유기 태양전지일수록 수명이 향상된 정도가 가장 컸으며(1,000시간 후 68% 향상), 태양전지의 초기 효율의 15%가 감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20시간(M-BT 미포함)에서 1000시간 이상으로 약 50배 늘어나 수명이 대폭 향상됨을 확인했다.

이광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활성 층의 형태학적 안정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기존 열 안정성 연구들의 흐름에서 벗어나 간단히 하나의 단분자를 광활성 층 용액에 첨가하는 것만으로 전자수송 층의 표면을 안정화해 태양전지의 열적 안정성을 크게 향상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는 대면적화를 위한 프린팅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어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및 GIST GRI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결과는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IF: 23.991)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돈지갑' 나왔다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나왔다. 한국조폐공사는 진짜 돈이 담긴 화폐 굿즈 신제품 돈방석·돈지갑을 출시하고,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와디

파리크라상 '사업부문'과 '투자·관리부문'으로 물적분할한다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물적분할을 진행한다.SPC그룹은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오폐수 무단방류로 고발

포스코이앤씨가 오폐수 무단방류 혐의로 광명시로부터 고발당했다.경기도 광명시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원광명지하차도 터파기 과정에

'온실가스 배출권' 24일부터 증권사에서 주식처럼 거래

24일부터 '온실가스 배출권'을 증권사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지금까지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한국거래소를 통해 배출권을 직접

하나금융, 금융권 최초 '2024 지속가능성 KSSB 보고서' 발간

하나금융그룹은 지속가능성 의무공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 최초로 '2024 지속가능성 KSSB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4일 밝혔다.이번 보고서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기후/환경

+

[날씨]"마스크 챙기세요"...전국 비·눈에 미세먼지까지 '나쁨'

25일 미세먼지로 서울을 포함한 중부·호남권의 대기질이 나쁘겠다.현재 국외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되며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호남은 미세먼

올겨울 해수온 상승에 덜 춥다...때때로 '한파·폭설'

올겨울은 해수온 상승에 영향을 받아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추위가 덜하겠지만 때때로 강력한 한파와 폭설이 찾아올 수 있겠다.24일 기상청이 발표

지금도 난리인데...2100년 '극한호우' 41% 더 강력

탄소배출이 계속 늘어나면 2100년에 '극한호우'가 41%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미국 텍사스A&M대학교 핑 창 박사연구팀은 기존 기후모델보다 4

美 민간 기후데이터 시장 '세력확장'...정부 관련조직 축소탓

미국 정부가 기후관련 예산과 조직을 대폭 축소하면서, 민간 기후데이터 기업들이 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22일(현지시간) 글로벌 분

4만년 잠들었던 알래스카 미생물 '부활'…기후위기 '새 변수'

알래스카 영구동토층에서 4만년간 잠들어있던 미생물이 온난화로 인해 되살아나면서 기후위기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22일(현지

[COP30] 화석연료에 산림벌채 종식 로드맵도 빠졌다

브라질 벨렝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폐막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최종 합의문에는 화석연료뿐만 아니라 산림벌채 종식에 대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