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시행 철회하나?...지자체 자율 전환 검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3 14:09:40
  • -
  • +
  • 인쇄

환경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놓고 지방자치단체 자율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약속한 전국 의무시행을 유예해오다가 제주와 세종으로 축소 시행하던 것을 사실상 철회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환경부는 지자체가 보증금제를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내용의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시행지역의 성과와 지자체 현장 의견 등을 바탕으로 향후 추진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이 지난달 대표발의해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일회용컵 재활용률을 높이고 사용량을 줄이고자 환경부에서 예고한 것으로, 매장에서 일회용컵으로 음료를 구매할 때 보증금 300원을 내고 해당 컵을 돌려주면 이를 돌려주는 제도다.

법대로면 지난해 6월 10일 전국에 보증금제가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식음료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와 여당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부담을 이유로 반발했다. 결국 환경부는 시행을 6개월 미루며, 지난해 12월 2일 제주와 세종에서만 시행했다. 환경부는 1년간 제주와 세종의 성과를 모니터링해 전국 시행일을 정하기로 했지만 이를 지자체 자율로 전환하면서 전국 시행을 사실상 접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감사원은 주무부처인 환경부에게 "자원재활용법 취지에 맞게 보증금제의 전국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환경부가 아예 전국 시행 의무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보증금제 시행 결정권을 지자체에 넘겼을 때 모든 지자체가 적극적일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제주와 세종에서 보증금제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다른 지자체나 기업에서도 호응하는 조처를 내놓는 상황에서 이러한 방침이 나와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와 세종에서는 지난달까지 약 314만개 일회용 컵이 판매업장에 돌아왔다. 사용량 대비 반환량인 반환율은 지난달 둘째주 61%로 시행 첫달 12%에서 급상승했다. 이에 당국이 추진 의지만 있으면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가맹점주들의 상황과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제도를 전국 시행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회용컵은 주요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 소비되는 양만 10억개 이상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일회용품 저감을 위해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카페 프랜차이즈 14곳과 패스트푸드업체 4곳에서 지난해 사용된 일회용컵은 10억2389만1000개에 달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사용한 일회용컵은 43억4567만3000여개로 연평균 8억6913만5000개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업체가 회수한 일회용컵은 사용량의 19%에 불과했다. 2021년 회수된 일회용컵은 1억9000만개로 같은기간 사용량 10억2000만개의 약 19%인 셈이다. 특히 지난해 카페전문점의 일회용컵 회수율이 7.6%로 매우 저조했다. 일회용컵 사용량은 늘고 회수는 저조한 상황에서 나온 대책이 보증금제다.

플라스틱 규제는 세계적인 추세다. 전세계 국가 14%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유엔환경총회(UNEP)는 이달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을 감축하자는 내용을 담은 '국제플라스틱 협약초안'을 발표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外근로자 8일만에 깨어나..."음식물도 섭취"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연장 공사현장에서 감전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다.21일 연합뉴스에 따르

쿠팡 물류센터 50대 근로자 사망...쿠팡 산재로 번질까 '화들짝'

연일 35℃에 달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1일 연합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 이도경 신임 대표이사 선임

하이브 뮤직그룹의 레이블 어도어(ADOR)는 20일 이도경 부대표(VP)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이 신임 대표의 선임 배경에 대해 음

남양유업, 종이팩·멸균팩 재활용한 백판지 '포장지로 사용'

남양유업이 멸균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포장지를 사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남앙유업은 지난 5월 천안시, 제지업체 등 8개 기관∙업체와 '종이

빵부터 트럭 20대까지...SPC, 푸드뱅크에 3200억 기부

푸드뱅크에 빵과 아이스크림 등을 기부해온 SPC그룹이 기부식품 배송용 차량도 앞으로 5년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SPC그룹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

기후/환경

+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씻을 물은커녕 마실 물도 부족...가뭄에 메말라가는 강릉

수도권과 남부지역은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것과 달리, 강원도 강릉은 심각한 가뭄으로 현재 물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21일 농촌영수종합정보시

열대 조류, 70년간 폭염으로 38% 줄었다

전세계적으로 평균 기온이 오르고 폭염이 심각해지면서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도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동물은 사람과 달리 더위를 식힐 방법

[날씨] '처서 매직' 실종…주말까지 36℃ '찜통더위'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이 다가오는 것을 알리는 '처서'인 23일까지 전국이 36℃에 달하는 '찜통더위'에 시달릴 전망이다.21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태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분해하는 새 촉매 개발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구단 이신근 박사 연구

내연기관차 '전기차'로 전환하면 보조금...내년 400만원까지 확대

내년부터 내연기관 차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할 때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보조금은 1대당 평균 400만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김성환 환경부 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