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공시' 임박..."공공재원으론 한계, 민간금융 투자 시급"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4 17:55:41
  • -
  • +
  • 인쇄
공급망집약적 이슈...국내 기업 특히 취약
녹색금융상품 정량화하고 투명성 확보해야
▲24일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2023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기후와 자연을 위한 녹색금융'에서 '기후와 자연을 위한 통합적인 지속가능금융'을 주제로 기조연설중인 김종대 인하대학교 녹색금융대학원 교수


기후공시에 이어 '자연공시'가 임박하면서 에너지전환 뿐 아니라 생태계서비스 회복 기술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공공재원에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금융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또, 이를 유도하려면 정부가 규제와 인센티브를 통해 '자연금융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국내외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24일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2023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기후와 자연을 위한 녹색금융'에서 인하대학교 녹색금융대학원 김종대 교수는 "30년만에 기후공시가 하나둘 확정되고 있지만 자연공시는 이전 기후논의를 그대로 흡수해 굉장히 빨리 진척되고 있고, 수년내 법제화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발빠르게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생물다양성 이슈는 지역마다 특화된 문제가 불거져 기후변화만큼 직접적인 피해로 느껴지진 않지만, 공급망 집약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는 전세계에 공급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공급망이 위치한 모든 곳의 생물다양성 이슈가 우리나라의 이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현 추세대로면 금세기말 지구 평균기온은 3℃ 이상 오를 전망이다. 이는 결국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이 의존하는 자연에 대해 제대로 된 가격책정 없이 값싸게 자연을 훼손한 탓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자연공시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생물다양성만 보전해도 향후 10년간 탄소배출량의 3분의 1이 자연의 탄소흡수력에 의해 감축된다. 이에 따라 '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를 중심으로 △기업이 자연에 의존하는 요소 △기업이 자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이로 인한 기업의 리스크와 기회 등을 요구하기 위한 공시제도가 빠르게 구체화하고 있다.

실제로 UNEP에서는 '책임원자재시설'(RCF, Responsible Commodities Facility)이라는 혼합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아마존 산림벌채나 토지변용 없이 대두를 재배한 브라질 농부들에게 시장금리보다 낮은 대출을 제공하고, 식품 및 유통 기업들이 RCF를 통해 대두를 구입하도록 해 생물다양성 리스크에 대응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보 멀더 UNEP 기후금융부장은 "RCF를 통해 총 10억달러를 민간에 대출했고, 100만헥타르(ha)의 산림을 조성하고, 7500ha의 토지를 복원했고, 8000ha의 토종식물을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생물다양성의 '자금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기준 미국 내에서만 환경을 훼손하는 농업, 임업, 수산업 인센티브가 생물다양성 보존 지원금의 4배에 달했고, 2030년까지 해상과 육상 생물다양성의 30%를 지키기 위한 '쿤밍-몬트리올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1000억달러(약 131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의 재원으로는 한계가 있어 저금리 투자기회, 생물다양성 상쇄 메커니즘 등 녹색금융상품을 창출해 민간금융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리고 이같은 시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주요 지표가 측정 가능하도록 정량화하고,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호주 정부는 '자연복원시장'(nature repair market) 제도를 통해 국가의 자발적 생물다양성 크레딧 시장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입법체계를 개발중이다. 자연 보존에 대한 기여도가 측정 가능하도록 검증을 위한 과학적 툴을 개발하고, 정부가 나서서 보증하기 위해 전문자문위원회를 설립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그룹, ESG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룹 내 계열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통합관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기후/환경

+

폭염 오래 노출될수록 노화 속도 빨라진다

폭염에 자주 노출되면 노화가 더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5일(현지시간) 홍콩대 건축학부 도시계획디자인학과 궈추이(郭萃) 조교수와 연구진은

강릉은 4개월째 가뭄인데 서남부는 걸핏하면 '폭우'…날씨 왜 이럴까?

한반도 서해안은 기록적인 폭우로 물난리가 나는데 태백산맥 너머 동쪽에는 수개월째 비가 오지 않아 마실 물도 부족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서쪽은

157km 강풍에 다 날아갔다...베트남과 中하이난성 '쑥대밭'

최대 풍속 157km에 달하는 '괴물' 태풍 '가지키(Kajiki)'가 베트남과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섬을 초토화시켰다.지난 22일 발생해 하룻만인 23일 제13

폭염에 산불까지...美서부 축구장 1만5400개 '잿더미'

불볕더위가 극심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에서 발생하던 산불이 몇 일째 번지면서 축구장 1만5400개 면적에 달하는 1만10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생수·햇반·컵라면으로 살아요"...강릉 시민들, 물 부족에 아우성

서쪽지역은 최대 100mm의 폭우가 예보돼 있지만 강원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극에 달했다.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

경기도, 퇴근길 폭우 대비 오후 6시 '비상1단계' 발령

퇴근길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가 25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1단계'를 발령한다.경기도는 25일부터 26일 오전까지 경기 북부와 남동부 지역을 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