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1.5℃ 넘은 것은 아닐까?...1월 최고기온 또 갈아치웠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2-08 15:42:06
  • -
  • +
  • 인쇄
8개월 연속 월평균기온 최고치 경신
해수면 온도는 21.12℃ 역대 최고치
▲2024년 1월 평균기온과 1991~2020년 1월 평균기온 비교 (자료=C3S)


올 1월 땅과 바다 모두 역대 1월 중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8개월 연속 월평균기온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지구 평균기온이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어, '1.5℃ 목표'가 이미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올 1월 전세계 평균기온 수은주가 13.14℃를 찍고 종전 최고치인 2020년 1월 13.02℃를 제쳤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1991~2020년 1월 평균기온과 비교했을 때 0.7℃ 높고, 19세기 산업화 이전대비 1.66℃나 높은 수치다.

해수온도도 마찬가지로 역대 1월 중 가장 더웠을 뿐 아니라 관측사상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전세계 해수면 평균온도는 20.97℃로, 종전 최고기록인 2016년 1월보다 0.26℃ 더 올랐다. 해수온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월초까지도 꾸준히 오르면서 지난 4일 21.12℃를 돌파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인 지난 2023년 8월 20.98℃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1979~2024년 연도별 해수면 평균온도 비교. 검은색 실선이 2024년 기록인데, 2023년 8월경 종전 최고치를 이미 올라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C3S)


이에 따라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각국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1.5℃ 목표'가 깨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6월부터 지표면과 해수면 모두 월평균기온 최고기록을 8개월 연속 경신하면서 지난 12개월간(2023년 2월~2024년 1월) 전세계 평균기온은 1991~2020년 대비 0.64℃, 산업화 이전대비 1.52℃ 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된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해양생물 '바다수세미' 골격의 화학적 구성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미 지구 평균기온은 2020년 산업화 이전대비 1.7℃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파리협정에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의 수준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합의가 없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엘니뇨나 대규모 화산폭발 등의 변수를 고려해 20년 평균치를 기준으로 두고 있는데, 시간 터울이 너무 길어 10년 관측치와 10년 예측치를 혼합한 평균값을 지표로 둬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해 5월부터 '슈퍼 엘니뇨'가 발달하면서 올 4월까지 높은 해수온도가 유지돼 평균기온을 견인할 예정인 가운데 엘니뇨가 잦아들고나면 어느 정도 예년 기온을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2024년이 역대 가장 더운 연도들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 확률이 99%이지만, 2023년을 제치고 가장 더운 해에 등극할 확률은 3분의 1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그랜섬연구소 의장 브라이언 호스킨스 경은 이번 C3S 데이터에 대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4℃ 이내라고 다 안전하고 1.6℃ 올랐다고 다 죽는 건 아니지만, 12개월 평균이 1.5℃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파리협정을 포함한 기후변화 억제 목표를 지키기 위해 시급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NOW] 하이트진로 탄소배출량 감축했다고?...생산량 감소로 '착시'

하이트진로가 최근 2년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9% 감축한 것으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착시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하이트진로의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기후/환경

+

지역따라 미세먼지 특성 달라...서울은 '빛반사형' 멕시코는 '빛흡수형'

도시에 따라 대기를 뒤덮은 초미세먼지(PM2.5)의 성분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성분이 많은 반면, 멕시코시

[날씨] 갑자기 닥친 겨울...아침 1℃까지 '뚝' 산간은 첫눈

기온이 갑자기 1℃까지 뚝 떨어지면서 초겨울 날씨를 보이겠다.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찬공기가 남하하면서 아침기온이 2℃까지 떨어지고 강원도 북부

[ESG;NOW] 하이트진로 탄소배출량 감축했다고?...생산량 감소로 '착시'

하이트진로가 최근 2년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9% 감축한 것으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착시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하이트진로의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