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도 '대왕고래' 강행...2400조원 '탄소폭탄'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1-08 10:04:36
  • -
  • +
  • 인쇄
▲연도별 동해 심해 가스전 예상 생산량에 따른 탄소비용 (사진=기후솔루션)

정부가 탄핵 정국에도 동해 가스전 탐사·개발 사업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강행하고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 막대한 재정적 리스크를 초래할 뿐 아니라 지진 위험 또한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채산성에 대한 회의론과 분석 업체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탄소 비용까지 고려해 경제성도 부실하다는 전망까지 나온 것이다.

8일 기후솔루션은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가진 문제점들을 분석한 이슈 브리프 '시대착오적 대왕고래 프로젝트 추진, 무엇을 놓치고 있나'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가스와 석유 수요는 2050년까지 현재 대비 79%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수요도 하락하면 대왕고래 사업이 처치 곤란한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석유가스가 해수면으로부터 1km 이상의 심해에 매장되어 있어 시추비용이 회당 1000억원에 달하는 점을 짚었다. 채굴 난이도 또한 높아 실제 생산까지 이뤄지려면 수십조 원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자원이 성공적으로 채굴돼도 문제다. 채굴로 인한 탄소비용이 적게는 213조원에서 최대 24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50대 은행 52%에 해당하는 26개 은행과 글로벌 상위 50개 손해보험사 중 26%에 해당하는 13개 보험사는 신규 석유·가스 사업에 대한 투자와 보험을 제한하고 있다. 대왕고래 가스전 탐사가 성공하더라도 많은 금융기관이 화석연료 지원을 중단하고 있어 자금 조달에 대한 난항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보고서는 동해안 가스전 개발로 인해 동남권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들었다. 2023년에 수행된 행정안전부 연구에 따르면 동남권에만 활성 단층이 14개 존재한다. 2016년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이 알려지지 않았던 단층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석유가스전 개발 행위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단층을 자극해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7월 국회 토론회에서는 동해안 지역에서 최대 7.0 규모의 강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어 지진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영국 더럼대학 교수진의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에 발생한 인공지진 728건 중 석유가스전에서 발생한 지진은 107건(14.7%)으로, 지열발전에 의한 지진(57건, 7.8%)의 약 2배다.

전문가들은 대왕고래를 포함한 동해안 지역의 가스전 개발 대신 해상풍력 잠재량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석환 기후솔루션 가스팀 연구원은 "동해안 해상풍력의 기술적 잠재량이 충분한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를 위해 가스전을 개발한다는 논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시대적인 변화를 고려해서 가스전 개발이 아닌 해상풍력 보급 가속화와 함께 배터리와 그린수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셀트리온, 美에 1.4조 韓에 4조원 투자..."4Q 실적 턴어라운드"

일라이 릴리로부터 미국 공장을 인수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한 셀트리온은 의약품에 대한 미국 관세리스크를 털어내고

한국ESG기준원, ESG평가 'A+등급' 20곳...올해도 S등급 'O'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 신한지주와 현대백화점, 현대로템 등 20개 기업이 한국ESG기준원에서 주관하는 '2025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이

CJ제일제당 '빨대없는 스토어' 캠페인...대체소재로 PHA 제안

CJ제일제당이 자원순환사회연대(NGO), CJ푸드빌과 함께 일회용 석유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한 '빨대없는 스토어 만들기(Be Straw Free)' 캠페인을

호텔신라, 친환경 운영체계 구축 나선다

호텔신라의 모든 호텔 브랜드가 친환경 호텔로 도약한다.호텔신라는 글로벌 친환경 인증기관인 '환경교육재단(FEE; Foundation for Environmental Education)'과 업

KT 새 대표이사 후보군 33명...본격 심사 착수

KT의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면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이 33명으로 확정됐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16일 진행한 대표이사 후보

전북도, 다회용기 민간사업자 모집

전북특별자치도가 '2026 다회용기 사용 촉진 지원사업'을 수행할 민간 사업자를 오는 12월 24일까지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이는 자원 순환을 목표로 도

기후/환경

+

[COP30] 산림지키는 기후총회에...농업 로비스트 300명 활동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300명이 넘는 농업 로비스트가 몰리자, 원주민과 환경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COP30] AI는 기후위기 해결사? 새로운 위협?

인공지능(AI) 기술이 기후대응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시에 막대한 전기수요를 발생시켜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18일(현

섬에서 새로 발견된 미기록 곤충 55.5% '열대·아열대성'

국내 섬 지역에서 발견된 미기록종 곤충 가운데 약 절반이 열대·아열대성 곤충인 것으로 나타났다.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농촌 기후대응 직불금' 도입되나...기후보험 대상 확대

기후변화로 인해 농작물을 재배하기 적합한 지역이 바뀌는 경우나 기후변화 대응 품종을 도입할 때 직불금을 주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한다.정부는 19

韓 기후대응지수 63위로 또 '꼴찌' 수준...잃어버린 3년의 결과?

우리나라의 기후대응 지수가 전세계 63위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또 '꼴찌' 수준을 기록했다.18일(현지시간) 공개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Climate

한국ESG기준원, ESG평가 'A+등급' 20곳...올해도 S등급 'O'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 신한지주와 현대백화점, 현대로템 등 20개 기업이 한국ESG기준원에서 주관하는 '2025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