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1분기 네이버는 웃고 카카오는 울었다. 두 회사는 인공지능(AI) 사업에서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는 올들어 커머스 부문에 본격적으로 AI를 도입한 것이 실적향상에 적중했던 반면 카카오는 아직까지 AI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올 1분기동안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매출이 10.3% 증가한 2조7868억원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5053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비해 카카오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매출이 6% 감소한 1조8637억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12%나 감소한 1054억원에 머물렀다.
네이버 호실적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서치플랫폼과 커머스에서 견조한 성장을 이뤄냈다. 사업부문별 매출액은 △서치플랫폼 1조127억원 △커머스 7879억원 △핀테크 3927억원 △콘텐츠 4593억원 △엔터프라이즈 1342억원을 기록했다. 성장동력은 AI였다. 네이버는 광고를 비롯한 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하기 시작했고, 특히 올들어 자체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핵심사업인 커머스와 검색에 적용했던 것이 매출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서치플랫폼은 상품개선 및 타깃팅 고도화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1.9% 증가했다. AI를 활용한 지면 최적화가 진행되며 상품 경계가 허물어짐에 따라 전체 광고효율이 높아지고 이것이 매출성장으로 이어졌다.
커머스 역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 N배송 개편, 멤버십 혜택 강화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 1분기 스마트스토어와 서비스 거래액 성장으로 네이버 커머스의 온-플랫폼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으며, 커머스 광고 매출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 및 지면 최적화, 추천광고 고도화 등의 효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밖에 핀테크와 콘텐츠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2.9% 성장세를 보였다. 엔터프라이즈(옛 클라우드) 부문은 라인웍스 유료 ID 확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4.7% 증가했다.
이에 비해 카카오는 주력사업(캐시카우)인 콘텐츠 부문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AI 사업에서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6%, 12% 감소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실적 부진은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등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부문 때문으로 분석된다. 콘텐츠 부문 1분기 매출액은 8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다. 특히 게임사업에서 신작 부재로 인해 매출이 40% 줄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콘텐츠 사업에서 50%나 차지하는 음악사업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6% 줄었다.
카카오톡 중심의 플랫폼 사업 성장세도 꺾였다. 카카오톡 광고와 선물하기 중심의 '톡비즈' 부문 매출은 2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 기준 연간 성장률이 8%였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성장세가 떨어진 셈이다. 최근 분사를 결정한 포털 비즈 부문(다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카카오 측은 우선 실적이 부진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헬스케어 등 주요 자회사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다. 반면 카카오톡 중심의 광고 사업은 5월 중으로 '브랜드 메시지' 상품을 출시하는 등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브랜드 메시지는 카카오톡 이용자가 기업 광고 메시지 수신에 동의했다면 대화방을 통해 광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만든 기능이다.
또 카카오는 실적 발표와 동시에 신규 AI서비스 '카나나' CBT(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시작했고, 이밖에도 AI 메이트 쇼핑·로컬 등 특정 분야 서비스 AI 추천 및 생성형 검색, 오픈AI 공동 개발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면서 AI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신아 대표는 "올해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실험과 시도의 결과물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면서, AI가 카카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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