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주에서 발생한 인공위성 잔해물이나 발사체 파편 등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우주쓰레기 가운데 하루평균 3개씩 지구로 추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러시아의 금성 탐사선 '코스모스 482'의 잔해가 칠레 남단 서쪽 남태평양 인근에 추락했다. 이 탐사선은 1972년에 쏘아올려진 것으로 지구 주위를 53년 동안 돌다가 최근 추락한 것이다. 이처럼 임무가 끝난 뒤에도 궤도에 남아있는 위성은 파편으로 분해돼 수년간 궤도를 떠돌다가 다른 위성이나 우주선과 충돌하거나 지구로 떨어지는 '우주쓰레기'가 된다.
유럽우주국(ESA)이 최근 발표한 '우주환경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궤도에 떠다니던 온전한 위성과 로켓 본체 1200개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했다. 매일 평균 3개가 지구를 향해 추락한다는 것이다.
대기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우주쓰레기는 고열에 타버리지만, 일부 크기가 큰 잔해나 대기권 재진입을 고려해 설계된 탐사선이 대기권을 뚫고 땅까지 떨어지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활성 위성이 1만1000기, 10㎝ 이상 우주쓰레기는 5만개가 넘는다.
미국, 유럽 등의 우주감시네트워크(SNN)는 매년 발생하는 우주쓰레기를 추적하는데, 지난해에만 충돌이나 폭발 등으로 인해 발생한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ESA는 레이더와 망원경으로 추적 가능한 10㎝ 이상 물제 말고도, 1~10㎝ 파편은 120만개, 1㎝보다 작은 파편은 1억4000만개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미 지구 저궤도 중에서 900~1000㎞ 구간과 1500㎞ 구간은 파편이 임계치에 달해 새 위성을 놓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주쓰레기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리 크기가 작아도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갖는다는 점이다. 수㎝에 불과한 작은 파편도 대기권만 통과하면 시속 2만~8만㎞ 속도로 추락한다. 충돌시 수류탄에 맞먹는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주쓰레기 추락으로 직접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없었지만 올 2월 폴란드 한 주택 뒷마당에 폭 1m 정도의 연료 탱크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지면서 거주지 인근에 우주쓰레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또 3월에는 10㎝ 길이의 우주쓰레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플로리다 한 주택의 지붕을 뚫고 들어가기도 했다.
조나단 맥도웰 하버드대 천체물리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는 운이 좋아 다치지 않았지만, 지구 궤도로 올리는 물체가 많아질수록 우리 운이 다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우주쓰레기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국제 사회에서도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199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상공 2000㎞ 이하의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린 위성이 임무를 마치면 25년 안에 회수해야 한다는 '25년 규칙'을 세웠고, 지난 2023년 ESA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를 더 강화해 임무를 마친 위성은 5년 안에 궤도에서 나와야 한다는 '5년 규칙'을 제시했다.
또 ESA는 스위스의 우주 스타트업 '클리어 스페이스'와 협력해 2028년까지 우주쓰레기 수거 전문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 '우주쓰레기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도 2027년까지 초소형 위성을 발사해, 로봇 팔로 직접 우주쓰레기를 포획해 대기권으로 유도 및 소각하기 위한 '포집 위성'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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