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물곰'에 새우 감각기관이?...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로 확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2 10:52:14
  • -
  • +
  • 인쇄
▲신종 완보동물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 (사진=극지연구소)

국내 연구진이 신종 물곰을 북극 그린란드에서 발견하고, 다른 완보동물에 없는 독특한 감각기관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극지연구소 박태윤 박사연구팀은 지난 2019년 동그린란드에서 발견한 신종 완보동물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Milnesium grandicupula)의 머리 중앙에 약 1마이크로미터(μm:0.001mm) 크기의 미세한 감각기관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전계방출형 주사전자현미경(FE-SEM)으로 발견한 이 기관은 중앙의 얇은 막으로 덮인 둥근 구조를 8개의 미세한 구멍이 방사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형태다.

이 감각기관은 지금까지 어떤 완보동물들에서도 보고된 적이 없으며, 형태와 위치가 새우나 고생대 삼엽충 화석에서 나타나는 감각기관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이 감각기관이 완보동물과 절지동물 사이 진화적 연결고리를 밝히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곰'으로도 불리는 완보동물은 극한의 환경에서 대사활동을 멈춘 채 생존하는 휴면(cryptobiosis) 능력으로 유명하다. 이 가운데 '밀네시움' 속은 완보동물 중 가장 크고 육식성이며, 다른 완보동물이나 선충, 윤형동물 등을 포식하는 공격성을 갖고 있다. 휴면 상태로 우주 환경에 노출된 후 지구로 돌아와서 다시 깨어나 번식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종이다.

밀레시움 그란디쿠풀라는 몸길이 약 0.6~1mm로, 기존 종보다 입 안이 크고 컵 형태로 발달해 보다 큰 먹이를 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특징은 신종의 명칭인 '그란디쿠풀라(grandicupula, 큰 컵)'에도 반영됐다.

논문의 1저자인 김지훈 박사는 "1μm 크기의 감각기관이 완보동물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완보동물의 생존 전략과 진화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미소생물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사례로서 학문적 가치도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쿠팡 '비닐봉투' 사라지나?...지퍼 달린 다회용 '배송백' 도입

쿠팡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에 이어, 일반 제품 배송에서도 다회용 '에코백'을 도입한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인천, 부산, 제

삼성, 수해 복구에 30억 '쾌척'…기업들 구호손길 잇달아

삼성그룹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원을 21일 기부했다.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

삼성전자-LG전자, 침수지역 가전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침수된 가전제품 세척과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8일부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美 북동부 폭풍 '노이스터' 위력 17% 증가

지구온난화로 미국 북동부 지역의 폭풍 위력이 증가하고 있다.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기후학자 마이클 만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940년 이후 올

해변을 지켜야 vs 해변가 집을 지켜야...해수면 상승으로 '딜레마'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미국 곳곳의 해변이 조금씩 바다에 잠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6세기 로마법에 뿌리를 둔 '공공신탁' 개념이 다시 주목

맥주병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플라스틱병보다 많은 이유

유리병에서 플라스틱병보다 50배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프랑스 식품환경산업안전보건청(ANSES)은 생수, 콜라, 맥주, 와인이 담긴 플라스틱병과

'동토의 북극' 옛말되나?...겨울에 물웅덩이 생기고 새싹 돋아

한겨울에 눈이 뒤덮여있어야 할 북극에서 물웅덩이가 생기고 눈이 녹은 땅위에서 새싹이 돋는 희귀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학자들은 북극의 겨

김성환 환경장관 "도전적·합리적 탄소감축 목표 수립하겠다"

김성환 신임 환경부 장관은 '도전적이면서 합리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김성환 장관은 22일 취임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2035 국

'극한호우'에 농경지 2.9만㏊ 침수되고 가축 175만마리 폐사

서산과 광주, 산청 등을 물바다로 만들었던 이번 집중호우로 경작지 2만9448헥타르(㏊)가 물에 잠겼다. 이는 축구장 4만1000여개에 달하는 면적이다.농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