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신종 물곰을 북극 그린란드에서 발견하고, 다른 완보동물에 없는 독특한 감각기관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극지연구소 박태윤 박사연구팀은 지난 2019년 동그린란드에서 발견한 신종 완보동물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Milnesium grandicupula)의 머리 중앙에 약 1마이크로미터(μm:0.001mm) 크기의 미세한 감각기관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전계방출형 주사전자현미경(FE-SEM)으로 발견한 이 기관은 중앙의 얇은 막으로 덮인 둥근 구조를 8개의 미세한 구멍이 방사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형태다.
이 감각기관은 지금까지 어떤 완보동물들에서도 보고된 적이 없으며, 형태와 위치가 새우나 고생대 삼엽충 화석에서 나타나는 감각기관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이 감각기관이 완보동물과 절지동물 사이 진화적 연결고리를 밝히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곰'으로도 불리는 완보동물은 극한의 환경에서 대사활동을 멈춘 채 생존하는 휴면(cryptobiosis) 능력으로 유명하다. 이 가운데 '밀네시움' 속은 완보동물 중 가장 크고 육식성이며, 다른 완보동물이나 선충, 윤형동물 등을 포식하는 공격성을 갖고 있다. 휴면 상태로 우주 환경에 노출된 후 지구로 돌아와서 다시 깨어나 번식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종이다.
밀레시움 그란디쿠풀라는 몸길이 약 0.6~1mm로, 기존 종보다 입 안이 크고 컵 형태로 발달해 보다 큰 먹이를 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특징은 신종의 명칭인 '그란디쿠풀라(grandicupula, 큰 컵)'에도 반영됐다.
논문의 1저자인 김지훈 박사는 "1μm 크기의 감각기관이 완보동물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완보동물의 생존 전략과 진화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미소생물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사례로서 학문적 가치도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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