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에 3000만톤씩 '줄줄'...온난화로 녹아내리는 그린란드 빙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1-18 16: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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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것보다 20% 더 많이 녹아내려
해류 순환 멈추면 기후붕괴·식량위기
▲그린란드 서부해안에 닿아있는 야콥샤븐 빙하의 지난 38년간 면적 추이 (사진=네이처/차드 그린)


북극 그린란드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시간당 3000만톤씩 녹아내리고 있다. 이는 해류순환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차드 그린 박사연구팀이 1985~2022년 매달 찍힌 그린란드 빙하의 위성사진에 24만여개의 빙하종점 위치를 찍어 인공지능(AI)으로 면적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38년동안 그린란드 빙하면적이 5000㎢ 소실됐다. 무게로 치면 약 1조톤에 달한다.

종전 연구결과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그린란드 빙하가 매년 2210억톤씩 녹아내리는 것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AI로 면적을 정밀분석한 이번 연구에서는 그린란드 빙하가 연평균 2640억톤씩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려진 것보다 430억톤, 즉 20%가 더 많았던 것이다. 매시간마다 3000만톤의 빙하가 녹아서 없어지는 셈이다.

이미 그린란드 빙하는 돌아올 수 없는 임계점을 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르면 2025년부터 부분적으로 붕괴가 시작돼 해수면이 1~2m가량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소실된 빙하는 대부분 해수면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당장의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내리면 단순히 바닷물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해류순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해류순환은 밀도차이로 발생한다. 일례로 지구상 주요 해류순환체계 가운데 하나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MOC)는 북극 주변의 차갑고 염분이 높은 바닷물이 심층수가 돼 남쪽으로 내려보내지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중위도 열대지방에서 염도가 낮고 따뜻한 바닷물이 표층수가 돼 북쪽으로 향하면서 해류가 순환된다.

하지만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면 막대한 양의 담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밀도차이를 줄이게 된다. 실제로 AMOC의 유속은 지난 50년동안 15% 감소해 1600년만에 가장 느린 속도를 기록했다. 특정 해역에서는 속도가 느려지다 못해 거의 정지 상태를 보이고 있다. AMOC이 멈추게 되면 북미와 유럽에는 한파가 몰아닥치고, 서아프리카 사헬 지대 몬순기후에도 영향을 미쳐 농업과 식생이 붕괴된다. 이는 곧바로 식량위기로 번지게 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17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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