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오염물질 그대로"...시민단체,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중단' 촉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5-03 14:19:30
  • -
  • +
  • 인쇄
흙으로 덮어둔 채 그대로 공원 조성
시민감시 통제 위해 '블랙리스트' 관리
▲용산 금양초등학교 학부모 용은중 씨(가운데)가 발언하는 모습 ©newstree

용산 반환기지가 용산어린이정원으로 개방된지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토양내 납, 비소, 수은 등 오염물질이 정화되지 않고 있어 개방을 중단하고 오염물질부터 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정문 앞에서 녹색연합과 온전한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성희 녹색연합 팀장은 "당초 정부계획에 따르면 2022년 용산기지가 반환된 이후 7년간 어떤 공법으로 정화를 할 건지, 그리고 정화가 됐는지 검증하고, 그 계획에 따라 공원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이런 일정을 일방적으로 무시한 채 정화없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고 규탄했다.

앞서 지난 2021년 환경부와 미군이 합동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용산 정원 반환부지 인근에서는 기준치의 36배가 넘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발견됐다. TPH에는 벤젠과 같은 발암물질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밖에도 중금속인 납, 비소는 각각 5배, 3배 초과한 수치가 검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해당 부지를 15cm 두께의 흙으로 덮고 꽃과 잔디를 식재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용산어린이정원 조성에 303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2024년에는 132억원을 증액한 435억원이 책정됐지만, 분수와 조형물을 비롯한 시설물에 배정된 금액일 뿐 별다른 오염물질 정화 조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용산 금양초등학교 학부모 용은중 씨는 "지가가 높은 지역 특성상 공공놀이터를 만들기 어려워 날마다 많은 아이들이 용산어린이정원에서 뛰놀고 있는데, 시커멓게 오염된 땅 위에 어린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오게 한다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공원 자체도 거대한 토끼 조형물과 대통령 내외 사진전 정도가 전부로 애초부터 어린이에 대한 배려는 없는 이곳은 용산대통령정원으로 불러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오염을 통제하기는커녕 시민들의 감시를 통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3년 7월 용산시민회의 김은희 대표는 개인 소셜서비스(SNS)에 용산어린이정원에 설치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 색칠놀이 프로그램 비판글을 올렸는데, 함께 출입했던 용산시민 5인과 함께 용산어린이정원 출입금지 처분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 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 20여명 역시 사전예약 신청을 했다가 입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 시민들의 감시를 통제하기 위해 30여명의 '블랙리스트'를 지정했다는 것이다.

김은희 대표는 "국민들 가운데 공원에 들어가지 못하는 국민이 있을 수는 없다"며 "국민의 자격을 벗어난 사람으로 취급당하고 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녹색연합과 온전한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는 △오염부지 정원개방을 즉각 중단하고 오염물질의 정화를 우선할 것 △시민 감시를 통제하는 블랙리스트 조처를 정부가 사과할 것 △오염자부담 원칙에 따라 미군에 정화 책임을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