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치매·우울증' 뇌질환 유발 가능성 높인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5-17 13:52:09
  • -
  • +
  • 인쇄
체온조절 이상·수면부족 등 유발
열 스트레스 인지건강에도 악영향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이 체온조절을 하는 신경계에 부담을 주면서 치매, 뇌전증, 우울증 등 뇌 질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산제이 시소디야 교수연구팀은 최근 뇌졸중, 뇌경화, 알츠하이머 등 19개 신경질환에 대해 지난 1968~2023년 쓰여진 332건의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기후와 뇌 질환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후조건의 변화는 뇌 질환의 유병률뿐 아니라 증상까지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더운 날씨는 더 치명적이거나 장애를 남기는 뇌졸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수면부족을 유발해 뇌전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소디야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뇌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비교적 좁은 온도 범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뇌 질환으로 체온조절 능력이 손상된 상태에서 극심한 열파에 노출되면 신경질환을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간의 뇌는 열이 오르면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며 인지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형태의 증상을 유발한다. 따라서 신경질환은 우울증, 불안, 조현병 등 정신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잦다. 실제로 연구팀이 2010∼2019년 미국 보험사에 접수된 보험금 청구사례를 분석한 결과, 더위가 극심한 날에는 정신건강 문제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 수가 늘어났다.

연구팀은 감염병과 호흡기질환과 달리 증상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신경계질환이 극한기후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난 4월도 역대 가장 더운 월평균기온을 기록하면서 11개월 연속 '역대 가장 더운 달' 기록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국제신경기후 워킹그룹의 설립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버신 이키즈는 "고온과 오염, 미세플라스틱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의 폭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2050년에 이르면 신경질환자가 폭증할 뿐 아니라 70~80대가 아닌 40~50대에서도 빈번해질 것이라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관련 공중보건 시스템에 가중될 부담이 막대하기 때문에 연구와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중단하는 것에 더해 햇빛이 심한 시간대나 지역을 피할 수 있도록 하거나 수분 보충, 의약품 공급 등의 정보를 적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기상경보가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논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국제 의학전문지 '랜싯 - 신경학'(Lancet Neurology)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