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자가포식 유도 방식을 이용해 유전자 정밀 편집 효율을 3배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희귀 유전질환 치료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화학연구원 남혜진 박사팀과 서울대 의대 조동현·배상수 교수팀은 세포에 영양을 주지 않거나 특정약물을 처리해 세포가 스스로 오래된 성분을 분해하는 '자가포식' 상태를 만들었더니, 유전자 편집의 정확도를 결정하는 '상동 재조합(HR)' 효율이 최대 3.1배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보통 유전자 편집기술(CRISPR-Cas9)은 DNA를 자른 뒤 다시 붙이는 과정에서 실수가 자주 발생해 치료에 쓰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려는 기존 방법들도 있었지만, 부작용이나 한계가 많았다.
이에 연구진은 자가포식 상태일 때 세포가 DNA 복구를 돕는 단백질을 많이 만들어낸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험 결과, 이 단백질들이 유전자 편집 효소 주변에 모이면서 편집 효율이 높아졌다. 이 효과는 다른 유전자 가위(nCas9, dCas9)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는 실제 질환 세포와 생쥐 실험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청각 장애 유전자를 가진 환자 유래 세포에서는 RNA 발현이 늘어났고, 생쥐의 눈 조직에서도 유전자 편집 성공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뿐 아니라, 기존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보조 약물, 개인 맞춤형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연구 단계지만, 연구진은 앞으로 치료제 개발과 임상시험을 추진할 예정이며, 10년 안에 실제 치료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혜진 박사는 "자가포식을 활용한 HR 기반 정밀 편집은 기존 유전자 치료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으며,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정밀 치료 시대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 온라인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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