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스틱 쓰레기로 만든 새 둥지가 90%를 넘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둥지에서 태어난 새끼들 중 일부는 2주만에 쓰레기에 엉켜 목숨을 잃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UEA대학 환경과학부 우르술라 하인츠 박사 연구팀은 포르투갈 남부에서 2018년~2023년까지 568개의 흰 황새 둥지를 모니터링한 결과, 둥지의 91%(517개)가 비닐봉지, 플라스틱 노끈, 헌옷 등 플라스틱 쓰레기를 사용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황새 둥지의 65%에서 비닐봉지가 발견됐으며, 노끈(베일러 끈)이 발견된 둥지는 42%, 헌옷은 18%에 달했다.
이와 동시에 연구팀은 2023년 매주 93개 둥지에서 새끼들이 겪은 엉킴 피해를 확인했는데, 이 가운데 27%(25개)의 둥지에서 엉킴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둥지에서 태어난 새끼 290마리 중 12%(35마리)가 플라스틱 쓰레기에 엉켜 생후 2주 안에 사망했다.

엉킴 피해를 겪은 새끼 새가 4주 이상 살아남은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새끼 새들은 건초 뭉치를 고정하는 데 쓰이는 파란색 플라스틱 노끈이나 비닐봉지 등에 엉켜 목이 졸리거나, 신체 일부분이 절단됐다. 피부가 찢기면서 상처가 감염돼 죽기도 했다.
특히 새끼 새들의 엉킴 사고 중 49%가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든 베일러 끈 때문이었다. 농경 지역에 만들어진 둥지 가운데 절반에서 베일러 끈이 발견됐다. 둥지 속 노끈이 1개 늘어날 때마다 새끼 사망률은 1.17배 증가했다.
베일러 끈은 건초나 짚 묶는 기계를 묶는 데 사용되는 농업용 끈이다. 이는 폴리프로필렌 여러 가닥으로 이뤄져 있는데, 둥지에서는 개별 가닥으로 갈라져 엉킴 위험이 커진다. 유럽 전역에서 베일러 끈은 매년 8만톤가량 사용되고 있다. 끈과 같은 농업폐기물은 밭에 매립되는 경우가 많고, 분해되는 데 30년이 걸린다.
연구팀은 "새끼 황새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베일러 끈을 유해물질로 간주하고 사용중단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며 "플라스틱 대신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할 뿐 아니라 이미 오염된 환경에 남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는 작업 또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계에서 매년 3억50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이 중 약 1900만~2300만톤이 육지 생태계로 유입된다. 이는 해양생태계에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2배에 달하는 수치로, 육지에서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생태지표(Ecological Indicators) 7월 1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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