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쪽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가 부딪히면서 현재 한반도 상공은 구멍이 뚫린 듯 폭우가 퍼붓고 있다. 특히 충청권의 피해가 심하고 경기와 강원에서도 폭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밤사이 충남 서해안 일대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17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청주 231.7㎜, 증평 201㎜, 괴산 175.0㎜, 진천 153㎜, 음성 148㎜가 내렸다. 청주는 새벽에 시간당 67.4㎜까지 퍼부었다.
그러다보니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홍성은 갈산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하천 수위가 심각단계까지 올라갔고, 산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성은 이날 오전 4시 22분부터 1시간동안 98.2㎜의 비가 쏟아졌다.
서산의 한 도로에서는 차량이 침수되면서 50대 1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서산은 이날 오전 1시 46분부터 1시간동안 114.9㎜의 비가 내렸다. 대전지방기상청은 100년에 한번 발생할 수 있는 강우량이라고 했다. 16일 오후 6시부터 17일 오전 5시까지 서산에 내린 비는 419.5㎜나 됐다. 이 때문에 서산 성연면 성연삼거리 일대는 물바다가 됐다. 당진시 채운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빗물이 들이차면서 차량 10여대가 침수됐다.
많은 비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산림청은 17일 오전 6시 30분을 기해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비탈면 토사가 흘러내린 대전당진고속도로 면천IC 부근 양방향이 통제되면서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토사 제거가 완료돼야 통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해미IC∼서산IC 구간도 통행이 차단됐다.
비 피해가 심각한 서산, 아산, 예산, 홍성 등 충남 5개 시군 모든 학교는 일괄 휴교 결정을 내렸다. 당진정보고와 탑동초 등은 빗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며 학교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16일 오후 7시 4분께 오산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무너지면서 차량이 매몰돼 운전자 40대 남성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고 당일 오산 지역에는 60㎜의 비가 내렸고, 사고 직전인 오후 6∼7시 시간당 강수량은 39.5㎜였다. 인천에서도 나무가 쓰러지고 전깃줄이 떨어지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전날부터 도로침수, 교통사고, 신호기 고장 등 집중 호우 관련 총 6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강원도에서도 16일 오후 9시 23분께 춘천 신동면에 낙석이 발생해 1시간여만에 복구가 이뤄졌다. 춘천 서면에서는 오전 4시 15분께 정전이 발생해 1시간여만에 복구되기도 했다. 현재 설악산과 치악산 등 국립공원 내 28곳의 출입로가 통제된 데 이어 폭우가 내리는 각 시·군은 재난 문자를 송출하고 있다.
앞으로 19일까지 충청권 등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내륙·산지 50∼100㎜, 동해안 5∼4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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