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포집기술'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급부상....투자금 몰린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7-01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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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독창적 방법 내세운 신생기업들 러시
글로벌 큰손들 탄소포집기업에 앞다퉈 투자
▲ 스위스 탄소포집업체 클라임웍스는 아이슬란드 기업 카브픽스와 협력해 탄소포집및 영구격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클라임웍스)


탄소포집기술에 도전하는 신생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관련산업에 대한 투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금융소프트웨어기업 스트라이프(Stripe)는 알파벳(Alphabet), 메타(Meta), 쇼피파이(Shopify), 맥킨지(McKinsey)와 협력해 2030년까지 9억2500만달러 상당의 탄소포집 제품을 구입할 계획인 '프론티어 이니셔티브'(Frontier initiative)를 시작했다.

이런 물결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탄소배출 감축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할 필요성을 2배로 늘린 데 따른 것이다.

탄소포집은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배출중인 배기가스를 포집하거나 탄소를 재활용하는 것과 다르다. 나무를 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전문가들은 나무심기만으로 기후변화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탄소포집기술은 공기에서 이산화탄소(CO2)를 추출해 암석에 주입하는 것부터 바다의 수소이온농도(pH)를 바꿔 대기에서 더 많은 탄소를 흡수시키는 방법까지 매우 다양하다.

지구 온도상승을 1.5℃ 또는 2℃ 이내로 유지하려면 방법론에 관계없이 이런 기술들을 빠르게 확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탄소제거기술에 많은 투자를 진행해온 브릭스루에너지벤처(Breakthrough Energy Ventures)의 기술책임자 에릭 툰(Eric Toone)은 "2050년에 배출량의 30%를 제거하려면 오늘날 전세계 석유화학 산업보다 3배~5배 더 큰 산업을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탄소포집업체로는 클라임웍스(Climeworks)와 카본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이 꼽힌다. 이들은 복잡한 화학공정이나 필터를 사용해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그러나 최근까지는 탄소를 매장할 유인이 없어 다양한 시장에 판매해야 했다. 가령 카본엔지니어링은 이산화탄소를 석유가스기업에 판매해 역으로 원유추출을 원활히 하는데 기여했다. 이산화탄소를 유정 지하에 주입해 석유를 추출량을 늘리는데, 이 과정에서 탄소는 격리되지만 원유 생산량이 늘어 탄소제거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 클라임웍스: 탄소를 암석에 주입

스위스기업 클라임웍스는 사업 초창기에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온실재배업 및 탄산음료 제조사에 판매했다. 그러다 2017년 탄소를 물에 녹여 현무암 암석에 주입해 영구 격리하는 아이슬란드 기업 카브픽스(Carbfix)와 협력하기 시작했다.

얀 뷔르츠바허(Jan Wurzbacher) 클라임웍스 공동설립자이자 공동대표는 "이산화탄소는 암석에 주입되면 후 2년 이내에 돌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응고된 탄소는 지하 1km 아래에서 수억년동안 격리된다.

스트라이프의 투자를 받은 클라임웍스는 지난해 아이슬란드에 신규 직접공기포집저장 공장을 설립했으며, 최근에는 탄소제거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6억5000만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 참인더스트리얼: 농작물 부산물로 탄소포집

미국 기업 참인더스트리얼(Charm Industrial)은 농장에서 버리는 줄기와 잎같은 잔여물을 가져다 탄소를 제거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작물의 부산물인 바이오매스와 대기에서 포집한 탄소를 바이오오일로 변환시켜 지하에 저장한다. 피터 레인하트(Peter Reinhardt) 대표는 이런 과정을 열분해라고 불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바이오매스를 아주 작은 조각으로 분쇄하고 몇 초 이내에 실온에서 500°C까지 가열하면 가열속도가 순식간에 올라가면서 셀룰로오스와 바이오매스가 증발된다. 이를 다시 액체, 바이오오일로 응축해 지하 깊숙이 주입해 응고시키는 것이다.

이 기업은 스트라이프를 필두로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쇼피파이 등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 카본큐어: 탄소를 콘크리트에 주입

캐나다 기업 카본큐어(CarbonCure)는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혼합물에 주입한다. 이 방법은 탄소의 영구저장과 더불어 콘크리트를 더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로버트 니븐(Robert Niven) 카본큐어 설립자이자 대표는 콘크리트에 주입된 이산화탄소가 시멘트의 칼슘과 반응해 광물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강도는 더 높아진다. 이렇게 하면 혼합물에 들어갈 시멘트 비중을 줄여 산업공정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다.

또 카본큐어의 콘크리트 생산파트너들은 에탄올 공장이나 정유소 등 대규모 산업시설에서 이산화탄소를 공급받고 있다. 이 회사는 전세계 약 600개 공장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방지하고 있다는 강조했다.

이 회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 직접공기포집업체 카본캡쳐(CarbonCapture)와 에너지부가 지원하는 파트너십을 통해 탄소제거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현재 스트라이프를 비롯해 쇼피파이, 맵박스(Mapbox) 및 젠데스크(Zendesk) 등이 이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 플래네터리: 해양기반 탄소포집

캐나다 기업 플래네터리 테크놀로지(Planetary Technologies)는 해양기반 포집기술을 탄소제거 방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기업은 바닷물에 제산제를 첨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대기와 해양의 이산화탄소 상대 농도가 항상 균형을 이루고 있어, 이산화탄소 함량을 줄여 바다의 산성도를 낮추면 바다는 공기중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켈랜드(Mike Kelland) 플래네터리 테크놀로지 대표는 "단순히 제산제를 바닷물에 첨가해 해수의 산성 이산화탄소를 중화시키고 중탄산염으로 바꾸면, 감소한 이산화탄소 농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바다로 더 많이 흡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래네터리는 올해 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처리 후 바다로 보내는 폐수에 제산제를 첨가해 해양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쇼피파이의 투자를 받았다.


◇ 탄소시장의 필요성

이렇듯 탄소제거산업은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지만 본격적인 산업화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에릭 툰 기술책임자는 탄소포집 및 영구저장이 가능해지려면 탄소시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약 40개 국가와 20개 이상의 도시 및 주, 지방에서 탄소가격 책정방식을 시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탄소제거를 장려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현재 탄소가격은 지질학적으로 격리된 탄소가 1톤당 약 35달러, 콘크리트 등의 제품에 사용되는 탄소가 1톤당 약 22달러로 책정돼있다. 많은 업계 지도자들은 미 정부가 연방 탄소가격책정 제도를 시행하고 현재의 세액공제를 늘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제거는 워싱턴에서 초당적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35억 달러를 투자해 미 전역에 4개의 직접공기포집허브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각 허브는 연간 1백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의 영구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툰 기술책임자는 "이산화탄소의 결과를 처리하는 일보다 이산화탄소 자체를 처리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고 인식할 때, 탄소제거 방식으로 탄소가격을 매기는 시장을 정부차원에서 관리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탄소의 비용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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