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빙하 '어느날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다...이유는?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4 17:00:43
  • -
  • +
  • 인쇄
지구온난화 시기에 가속화되는 빙하 후퇴
극지연구소, 1만6000년 자료로 증거 제시


그린란드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8℃ 이상 상승하면서 빙하가 더 빨리 녹은 것으로 확인됐다.

극지연구소는 1만1000~5000년 전 '홀로세 온난기' 북극해 관문에 위치한 노르웨이령 스발바르군도 북부에 분포했던 거대 빙상들의 양상을 복원해 분석해보니, 지구온난화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빙하가 녹을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온실가스 증가로 발생한 지구온난화는 빙하의 면적과 부피를 감소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해수면 상승과 연안침식 그리고 해양생태계 위협 등 인류 생존과 직결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난 2021년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에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빙하 감소로 점차 해수면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직접 받는 빙하 움직임에 대한 관측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과거 기후변화 기록복원을 통해 좀 더 정확한 예측과 대응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연구팀은 지난 2017년 한국-노르웨이 공동탐사를 진행하는 기간에 북부 스발바르 피오르드 해역에서 확보한 여러 점의 코어 퇴적물에서 광물 조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과거 1만6000년 전 스발바르 북부에 존재했던 빙하가 소멸되는 과정을 최초로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공동연구팀은 빙하가 소멸되는 과정에서 방출된 막대한 양의 철이 빙하 인접지역에 빠르게 퇴적되는 성질에 착안해 퇴적물 내 철산화광물 함량 변화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기에 따른 빙하의 위치를 파악해 빙하의 소멸 속도를 산출한 결과, 스발바르 북부 빙하는 1만800년 전에 급속하게 사라졌음을 밝혀냈다.

▲1만6000년 전 이후 북극 그린란드 여름철 대기 온도변화에 따른 빙하 후퇴 속도 변화 추이(사진=극지연구소)


이 지역의 빙하가 급속도로 사라진 것은 온도인 '임계점'을 넘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비슷한 현상이 2000년에 그린란드에서 나타났다. 그린란드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겨우 유지되던 빙하의 양이 2000년대들어 연간 500기가톤(5000억톤)씩 줄어들었다.

논문 제1저자인 극지연구소 장광철 박사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이 원인을 "그린란드 평균온도는 2000년에 이미 산업화 이전대비 1.8℃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빙하가 녹아내리는 임계점을 넘으면서 빠르게 사멸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00년에 관측된 그린란드의 빙하 후퇴 가속화 현상에 대해 이같은 '임계점 가설'이 등장했지만 증명이 어려웠는데 극지연구소가 과거 현상 복원 기술을 통해 이를 입증한 것이다.

장 박사는 "홀로세 온난기에 대기와 해양온도는 점진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빙하가 녹는 것은 이같은 온도변화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해양기저빙하가 갑자기 사멸됐던 1만800년전과 2000년 그린란드의 여름철은 모두 온도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했다.

2000년에서 20여년이 지난 현재 그린란드 빙하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녹아 없어지고 있다. 이미 온도 임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에 녹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녹아버리는 '가속화 현상'이 또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다. 연구팀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만800년전에도 어느 순간 빙하가 사라져 더이상 관측할 수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 온도가 더 상승하면 이 지역에 어떤 현상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지원받는 국가연구개발사업(R&D)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3월 1일자 국제 지구행성과학 학술지 '지구·행성 과학회보'(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스코어] 'CBAM 대응체계' 가장 꼼꼼한 철강업체는 어디?

올해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6개 수입품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국내 철강사

"화석연료 손뗀다더니"...게이츠재단, 석유·가스社 지분 야금야금 늘려

빌 게이츠가 "화석연료 기업에서 손을 뗐다"고 공개 선언한지 5년이 지났지만, 게이츠재단은 여전히 석유·가스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것

구글 '2030 넷제로' 이상무?…美서 청정에너지 1.2GW 확보

구글이 미국에서 청정에너지 1.2기가와트(GW)를 확보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로 '2030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산업부 '탄소중립 프로젝트' 경매제 도입...기업별 50억 지원

산업통상부가 오는 21일부터 2월 25일까지 '탄소중립 설비투자 프로젝트 경매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이 사업은 정부 지원 예산 대비

"탄소감축 사업 대출이자 지원"...기후부, 올해 3조원 푼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위해 신규대출을 받는 기업에게 올해 3조원 규모의 대출이자를 지원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LS전선, CDP 기후변화 대응 평가서 '리더십 등급' 획득

LS전선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평가에서 '리더십(Leadership)' 등급을 획득했다.LS전선은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가 발표한 2025년

기후/환경

+

물이 고갈되는 지역 늘고 있다..."경제·금융리스크로 번질 것”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물 위기'가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와 금융 전반을 흔드는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유엔대학 수자원·

[날씨] 내일 더 춥다...영하 20℃ 한파에 폭설까지

대한(大寒)을 맞아 찾아온 강추위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현재 베링해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북동쪽 대기 상층에 자리한 고기압과 저기

해양온난화로 대형 해조류 매년 13.4% 늘었다

해양 온난화와 인간 활동으로 전 세계 바다에서 해조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상태

[날씨] 냉동고에 갇힌 한반도...칼바람 점점 심해진다

소한(小寒)에 한파가 덮치더니, 대한(大寒)에는 더 강한 한파가 몰려왔다.20일 우리나라 주변 서쪽에 고기압, 동쪽에 저기압이 자리한 '서고동저' 기압

[팩트체크②] 커피·카카오·올리브 가격인상...기후변화 탓일까?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신간] 생각이 크는 인문학 <27> 식량 위기

우리의 식탁은 안전할까?현재 전세계는 식량 불평등에 시달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낭비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배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