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에서 '바이오 플라스틱' 20배 이상 뽑아내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30 09: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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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기술 한계극복
친환경·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에 활용가능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상협 특훈교수(좌)와 생명화학공학과 이현주 교수

국내 연구진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기술과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 전환 기술을 연계해 이산화탄소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현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 공동연구팀은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과 미생물 기반의 바이오 전환을 연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 이산화탄소로부터 높은 효율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기존의 비슷한 시스템과 비교해 생산성을 20배 이상 높인 것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기술은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재자원화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로,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설비 운용이 용이하고, 태양전지나 풍력에 의해 생산된 재생가능한 전기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 중립 달성에 기여하는 친환경 기술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효율적인 전환을 위해 고효율 전극 촉매 및 시스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전환생성물로는 주로 탄소 1~3개의 화합물만이 제한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일산화탄소, 포름산, 에틸렌과 같은 탄소 1개의 화합물이 비교적 높은 효율로 생산되며, 이밖에 에탄올, 아세트산, 프로판올과 같은 여러 개 탄소의 액상화합물도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더 많은 전자를 필요로 하는 화학반응 특성상 전환 효율 및 생성물 선택성이 크게 낮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기술과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 전환 기술을 연계해 이산화탄소로부터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전기화학-바이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화학 전환반응이 일어나는 전해조와 미생물 배양이 이뤄지는 발효조가 연결된 형태다. 전해조에서 이산화탄소가 포름산으로 전환되면, 이 포름산을 발효조에 공급해 커프리아비더스 네케이터(Cupriavidus necator)라는 미생물이 탄소원을 섭취해 미생물 유래 바이오 플라스틱인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olyhydroxyalkanoate, PHA)가 만들어진다.

▲전기화학-바이오 하이브리드 시스템 모식도 (자료=카이스트)

기존의 하이브리드 콘셉트 연구결과에서는 전기화학 반응의 낮은 효율 및 미생물 배양 조건과의 차이 등의 문제로 생산성이 매우 낮거나 비연속적 공정에 그친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기체 확산 전극(gas diffusion electrode)으로 포름산을 만들었다. 그리고 미생물의 생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전기화학 반응이 충분히 잘 일어나도록 하는 전해액이자 동시에 미생물 배양 배지로 이용할 수 있는 '생리적 호환 가능한 양극 전해액'(physiologically compatible catholyte)을 개발해 별도의 분리 및 정제과정 없이 바로 미생물에게 공급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로부터 만들어진 포름산을 포함하고 있는 전해액이 발효조로 들어가 미생물 배양에 쓰이고, 전해조로 들어가 순환되도록 해 전해액과 남은 포름산의 활용을 극대화했다. 또 이 과정에서 필터를 설치해 전극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생물이 걸러진 전해액만이 전해조로 공급되고 미생물은 발효조 안에만 존재하도록 하는 두 시스템이 잘 연계되면서도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설계했다.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이산화탄소로부터 세포 건조 중량의 83%에 달하는 높은 함량의 바이오 플라스틱(PHB)를 생산했으며, 이는 4 cm2 전극에서 1.38g의 PHB를 생산한 결과로 세계 최초 그램(g) 수준의 생산이며 기존 연구 대비 20배 이상의 생산성이다. 또한 해당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연속 배양(continuous culture)의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추후 다양한 산업공정으로의 응용 또한 기대된다.

교신저자인 카이스트 이현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오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학물질 생산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로서 앞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기술로 많은 활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이산화탄소 저감 촉매 및 에너지 소자 기술 개발 과제, 불균일계 원자 촉매 제어 과제와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3월 27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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