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책임은 '부유층'…상위 10%가 온난화 영향력 65% 차지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5-08 14:58:19
  • -
  • +
  • 인쇄

1990년 이후 세계 상위 10% 부유층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반이 훨씬 넘는 6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 연구진은 1990년 이후 경제적 불평등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시켜 분석해보니, 세계 상위 10%가 지구온난화 영향에 65%가량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저개발국과 저소득층의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대부분 저개발국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이 적지만 폭풍과 홍수처럼 극심한 기상현상은 더 자주 겪는 반면 선진국이나 부유층은 훨씬 많은 탄소를 배출함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영향을 비교적 덜 받거나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해두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1990년부터 2020년까지 각국의 다양한 소득계층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적하고 지구 평균기온과 이들이 극도로 덥고 건조한 달을 유발한 정도를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2020년 지구 평균기온은 30년 전보다 0.61℃ 더 높아졌고, 이 온도 상승분의 약 65%가 세계 상위 10% 부유층의 배출량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부유한 수준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부유한 1%는 지구온난화에 미친 영향력이 20%에 달했다.

상위 1% 부유층은 100년에 한 번 발생하는 극심한 더위 증가에 이바지한 정도가 평균 소득을 가진 사람의 26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소득을 가진 사람보다 아마존 가뭄에 17배 더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미국과 중국 상위 10% 부유층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취약 지역에서 발생하는 극한 기온 빈도가 2~3배 더 늘어날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남미 아마존과 동남아시아, 남아프리카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열대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소득에 바탕을 둔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후정의의 연관성을 조명하고 부유층 소비가 극심한 기상 현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독일 훔볼트대 칼 프리드리히 슐로이스너 교수는 "만에 하나 모든 사람이 전세계 하위 50% 소득층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했다면 세계는 1990년 이후 온난화를 최소화했을 것"이라며 "기후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는 효과적인 기후행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모든 이들이 상위 1%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기온은 0.61℃가 아니라 6.4℃ 상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사라 쇤가르트 취리히 연방공대 연구원은 "극심한 기후변화가 단순한 온실가스 배출의 결과가 아니라 생활방식, 투자 선택과 관련이 있고 겨로가적으로 부와 직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고소득층의 금융흐름을 타깃팅하는 것이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온실가스 배출자에게 비용을 내게 하는 것은 취약 국가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배출량에 맞춰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더 정의롭고 지구 온난화를 늦추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슐로이스너 교수는 "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계층의 책임을 다루지 않으면 기후 피해를 줄이는 데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5월 7일자에 게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기후/환경

+

또 물에 잠긴 파키스탄...폭우에 빙하 녹은 물까지 덮쳤다

몬순(우기)를 맞은 파키스탄에 이상고온으로 빙하까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1

40℃로 치솟는 英..."이 추세면 2070년대 폭염 사망자 3만명" 경고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70년대에 연간 3만명 넘는 사람들이 폭염에 의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10일(현지시간)

李대통령 한마디에 지자체들 발빠르게 폭염대책 마련

폭염에 취약계층과 농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

서울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 4.2℃까지 차이...이유는?

서울지역 한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도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가 최대 4.2℃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숲의 면

[주말날씨] 백두대간 서쪽은 '찜통더위'...동쪽은 '더위' 꺾여

이번 주말에도 백두대간 서쪽과 내륙은 체감온도가 35℃를 넘나드는 '극한폭염'이 이어지겠다. 곳곳에서 낮동안의 폭염의 영향으로 밤에도 기온이 내

'참치' 늘고 '오징어' 줄고...뜨거워진 동해안 어종 바뀌고 있다

동해안은 전세계 연안에 비해 수온이 3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탓에 어종도 바뀌고 있다.연일 35℃가 넘는 폭염이 한창인 10일 오후 3시 동해안의 수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