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잡는 '미생물 그물망' 개발됐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2 08:32:29
  • -
  • +
  • 인쇄
홍콩이공대학교 연구진 '생물막' 설계
▲녹농균 생물막 (출처=리서치게이트)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 미세플라스틱을 박테리아를 이용해 제거하는 방법이 고안됐다.

28일 영국미생물학회(microbiology society) 연례 총회에서 발표된 연구자료에 따르면 박테리아의 끈끈한 성질을 이용한 '미생물 그물망'으로 오염된 물 환경의 미세플라스틱을 포집할 수 있다.

박테리아는 군집하려는 습성과 표면에 붙어있으려는 습성이 있다. 이 때문에 박테리아를 활용하면 '생물막'이라는 접착력 있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 아침에 이를 닦을 때 치아 표면을 덮은 '치태' 역시 생물막의 일종이다.

이번 실험을 진행한 홍콩이공대학교 연구진은 '슈도모나스 애루지노사'(Pseudomonas aeruginosa·녹농균)로 생물막을 설계했다. 연구진은 이 생물막으로 미생물 그물망을 만들어 미세플라스틱을 포집했다.

미생물 그물망을 수면에 풀어놓으면 미세플라스틱이 흡착된다. 일정량 미세플라스틱이 흡착되면 그물이 물밑 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가라앉은 그물망은 수거해 '생물막 분산 유전자' 기술로 끌러 내고, 수집한 미세플라스틱 덩어리들을 모아 재활용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주로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미세플라스틱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병, 장바구니, 합성섬유, 마이크로비즈 세정제 등 생활용품의 제조·사용·해체 과정에서 끊임없이 배출된다.

크기는 작을지 모르지만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생활하수와 함께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은 바다와 토양으로 흘러들어간다. 미세플라스틱은 생분해되기 어렵고, 자연환경에서 오래 머물면서 독성화학물질을 흡수하기도 한다. 이는 동·식물을 위협하고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가 종국에는 사람의 건강도 위협한다.

홍콩이과대학교 연구진의 실비아 랑 리우 연구원은 "자연환경의 '플라스틱화'를 막기 위해 미세플라스틱을 모으고 재활용하는 효율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실제 자연환경이 아닌 실험실 환경에서 진행되는 개념증명 단계에 불과했고, 그물망 형성에 필요한 슈도모나스 녹농균이 사람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이기 때문에 대량생산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 포획에 있어 흥미로운 진전"이라며 "아직 준비단계일지라도 미생물의 역할이 재조명됐고, 자연에 존재하는 요소를 간단히 활용해 지속가능하게 플라스틱 오염을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며 호평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기후/환경

+

[COP30] 하루 늦게 나온 '합의문'...화석연료 빠진 '반쪽짜리'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최종 합의문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언급이 빠져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고있다.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

전쟁 복구에 탄소시장 도입?…우크라 재건에 기후금융 활용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 탄소시장과 기후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